존재의 숲을 홀로 걷는 이
ㅡ 곽노순
낳고 죽는 것이 꿈이니 그 사이에 무엇을 두려워하며
같은 시대에 꿈길에 들어섰으니 미워할 게 무엇이며
깬 눈으로 사방을 둘러보면
아무도 보이지 않고
있을 것이 이미 가지런히 다 마련되어 있으니
절망이니 욕망이니 하는 것이 우습지 않은가?
미워하지 않으면 사랑이요,
두려워하지 않으면 믿음이요,
낙망할 수 없으면 소망이라.
존재의 숲을 홀로 걷는 이의 가슴에
이 세 꽃잎이 열리고, 웃음을 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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