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추억 소환

ree610 2021. 7. 17. 10:55

? 추억 소환

- 글 / 이 채 -

인생 칠십이면 가히 무심 이로다.

흐르는 물은 내 세월 같고
부는 바람은 내 마음 같고
저무는 해는 내 모습 같으니
어찌 늙어보지 않고 늙음을 말하는가.

육신이 칠십이면 무엇인들
성하리오?
둥근 돌이 우연일리 없고
오랜 나무가 공연할리 없고
지는 낙엽이 온전할리 없으니
어찌 늙어 보지 않고 삶을 논하는가.

인생 칠십이면 가히 천심이로다.
세상사 모질고
인생사
거칠어도
내 품안에 떠가는 구름들아
누구를 탓하고 무엇을 탐 하리오.

한 세상!
왔다 가는 나그네여
가져 갈 수 없는 짐에
미련을 두지 마오.

빈 몸으로 와서
빈 몸으로 떠나가는 인생
무겁기도 하건만
그대는 무엇이 아까워
힘겹게 이고 지고 안고 사시나요?

빈손으로 왔으면 빈손으로
가는 것이 자연의 법칙 이거늘
무슨 염치로 세상 모든 것을 다 가져 가려 합니까?

간밤에 꾼 호화로운 꿈도
지나고 나면 무상할 뿐이지요.

어제의 꽃피던 봄날도
오늘의 그림자에 가려져
보이지 않는데,

그대는 지금 무엇을 붙들려고
그렇게 발버둥 치고 있나요?

발가 벗은 몸으로 세상에 나와서
한 세상 사는 동안 이것저것
걸쳐 입고 세상 구경 잘 했으면
만족하게 살았지요.
무슨 염치로 세상 모든 것을 가져 가려 합니까.

황천길은 멀고도 험하다 하는데
무슨 힘이 있다고 애착을 벗어 나지 못하는가.

어차피 떠나 가야 하는 길이 보이면
그 무거운 짐일랑 다 벗어 던져 버리고
처음왔던 그 모습으로 편히 떠나 보내시구려.

이승 것은 이승의 것이니
아예 마음에 두지 마오.

떠날 땐 맨몸 걸쳐주는 무명천 하나만 걸쳐도,
그대는 그래도 손해 본 것
없지 않소!

- 건강하고 즐거운 하루 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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