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리아/시

꽃샘바람 속에서

ree610 2021. 3. 11. 11:12

[꽃샘바람 속에서]

- 시인 박노해 -

꽃샘바람 속에서
우리 꽃처럼 웃자
땅속의 새싹도 웃고
갓 나온 개구리도 웃고
빈 가지의 꽃눈도 웃는다
꽃샘바람에 떨면서도
매운 눈물 흘리면서도
우리 꽃처럼 웃자
봄이 와서 웃는 것이 아니라
웃기 때문에 봄이 오는 것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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