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권면의 말씀 / 기성 제118년차 성결인대회 및 목사안수식, 2025. 4. 3.
- 지형은 목사(성락성결교회 담임)
오늘 기독교대한성결교회에서 목사 안수를 받으신 여러분을 축복합니다. 귀한 목사님들의 배우자와 부모님과 가족을 축복합니다.
우리 교단을 포함하여 한국 교회 전체가 심각한 위기에 직면해 있습니다. 한국 교회가 결정적인 쇠락의 국면으로 빠질 것인지, 성경으로 돌아가 갱신되는 방향으로 갈 것인지가 앞으로 5년 정도에 판가름이 날 것입니다.
여러분은 이런 상황에서 목사님이 되셨습니다. 무거운 상황이지만 다른 관점으로 보면 하나님께서 아주 중요한 사명을 맡기신 것이기도 합니다. 여러분이 은퇴할 때까지 아름답고 행복하게 목사의 길을 걷기를 바라면서 권면의 말씀을 드립니다. 어제 기도하면서 15가지를 적었습니다.
1. 목사직은 ‘직무’ 또는 ‘기능’이지 ‘신분’이 아닙니다. 베드로전서 2장 9절에 있는 대로 목사까지 포함한 그리스도인 모두가 “하나님의 백성이며 왕 같은 제사장”입니다. 하나님께서 그중에서 목양을 위해 어떤 사람들에게 목사의 기능을 맡기셨습니다.
2. ‘목사라는 기능’보다 ‘그리스도인이라는 신분’이 더 근본적임을 늘 명심하십시오. 그리스도인의 정체성이 약해지면 목사는 타락합니다. 마태복음 25장에 기록된 대로 목사님들 중에서 나중에 천국에 들어가지 못할 사람이 있다는 것을 기억하십시오.
3. 목사의 근본적인 직무는 사도행전 6장에 있는 대로 ‘말씀의 사역’입니다. 삼위일체 하나님께서 인류와 세상을 구원하려고 주신 유일하고 완결된 계시, 곧 66권 성경 말씀을 그리스도인으로서 묵상하는 일에 삶과 사역에서 최우선 순위를 두십시오.
4. 목사이기 이전에 그리스도인으로서 날마다 말씀묵상에 힘쓰십시오. 말씀묵상을 하면서 동시에 설교 준비를 하지 마십시오. 말씀묵상은 그리스도인으로서 하나님의 음성을 듣는 시간이고, 설교 준비는 목사로서 말씀 증언을 위한 작업입니다.
5. 설교 준비를 하고 나서 회중에서 선포하기 전에, 그 설교 내용을 하나님께서 나에게 주시는 말씀으로 깊이 묵상하면서 내가 목사이기 이전에 그리스도인으로서 그 말씀을 내 삶에서 어떻게 순명(殉命)할지 깊이 묵상하고 용감하게 실천하십시오.
6. 설교는 결코 종교 상품이 아닙니다. 하나님의 말씀에 나의 존재를 걸고 회중에게 대언(代言)하는 일이니 엄중한 일입니다. 설교 준비부터 내가 먼저 그 말씀을 듣는 과정을 거쳐 회중에게 선포하는 일까지, 깊이 기도하며 성령님의 임재를 간구하십시오.
7. 내가 목양하는 성도들은 목사인 내 양이 아닙니다. 예수님께서 요한복음 21장에서 베드로에게 말씀하신 대로 “예수님의 양”입니다. 성도들을 목사의 추종자로 만들지 말고 마태복음 28장 18~20절의 명령에 따라 예수님의 제자로 만드십시오.
8. 담임목사든 부목사든 내가 목회하는 교회를 성장시키려는 열정과 헌신은 좋은 것입니다. 그러나 그 동기나 목적을 정직하게 살피십시오. 내가 성공해서 유명한 목사가 되려는 것이라면 교회 성장을 내 성공의 수단으로 삼는 것이니 큰 죄악입니다.
9. 결코 교회 성장주의나 번영신학이나 기복주의에 빠지지 마십시오. 종교 심리적 기술이나 방법을 배우거나 연습하지 마십시오. 목사가 망가지고 교회도 망가집니다. 에베소서 4장 말씀처럼 나의 인격과 일상이 예수 그리스도를 닮아가는 일에 힘쓰십시오.
10. 목양 대상을 내가 목회하는 교회의 성도들로 축소하지 마십시오. 교회가 있는 지역 사회의 모든 사람, 다른 종교를 갖고 있든지 명시적으로 종교를 갖고 있지 않든지, 그분들 모두가 목사의 목양 대상입니다. 교회는 본디 동네 교회입니다.
11.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사건에서 드러난 특별계시가 기독교 신앙의 심장입니다. 이와 더불어 일반계시의 가치를 귀히 여겨야 합니다. 인도적 인륜도덕, 생태적 환경윤리, 법치의 민주주의, 상생의 시장경제가 일반계시의 가치입니다.
12. 설교 발성, 찬양 발성을 연습하십시오. 되도록 성악 발성 레슨을 받으십시오. 좋은 시, 소설, 수필을 읽고 미술, 예술, 과학에 관심을 가지십시오. 글 쓰는 훈련을 계속하십시오. 신학 서적을 꾸준히 읽으며 신학적인 관심을 유지하십시오.
13. 동기 목회자들, 선후배 목회자들과 건강한 교제를 지속하십시오. 내 삶과 목회를 나눌 수 있는 동역자들이 반드시 있어야 합니다. 이것이 없으면 목회가 잘될 때는 교만에 빠져서 망가지고 목회가 힘들 때는 열등감에 빠져서 망가집니다.
14. 아내(남편)을 귀하게 여기십시오. 목사가 배우자를 귀하게 여기는 만큼 교회가 사모(배우자)를 그렇게 대합니다. 더불어 목사의 품위도 높아집니다. 자기 아이들에게 목사가 아니라 좋은 아버지/어머니가 되십시오. 양가 부모님에게 효도하십시오.
15. 어느 목사님의 목양실에서 감동적인 글씨를 봤습니다. ‘믿음, 소망, 사랑, 체력.’ 신체의 건강을 젊을 때부터 잘 관리하십시오. 부부가 함께하는 운동을 꾸준히 실천하십시오. 몸의 건강을 관리하는 것 자체가 목회 사역의 일부입니다.
제가 말씀드린 15가지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순서대로 적었지만, 중요한 순서가 15번부터라고 생각해도 좋습니다.
저는 고등학교 1학년 때 성결교회에서 처음 신앙생활을 하면서 예수님을 만났고, 성결교회에서 은혜받고 서울신학대학에 진학했고, 전도사 승인과 목사 안수를 거쳐 지금까지 성결교회에서 목회하고 있습니다. 몇 년 후면 성결교회에서 은퇴하겠지요.
오늘 목사 안수를 받으신 사랑하는 동역자 여러분, 여러분이 우리 교단의 미래요 희망입니다. 하나님께서 우리 교단에 베푸신 은혜를 감사하며 이 길을 끝까지 아름답게 걸어가시기를 권면합니다. 기도하며 여러분을 축복합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