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염(勿染)의 시]
-나종영-
시인아
시를 쓰려거든
시를 그대가 쓴다고 생각하지 마시라
시는 밤하늘의 별빛과 들판의 바람 소리
강가의 돌멩이와
산 너머 구름의 말을 빌린 것이다
시인아 시를 만들지 마시라
시는 한줄기 아침 햇살, 붉은 저녁노을
시린 달빛의 언어가
어린 풀벌레와 짐승의 피울음 소리를 넘어
가까스로 오는 것이다
시는 어두워지는 숲속
날아가는 산새들이 불러주는 상흔(傷痕)의 노래
나지막한 그 숨결 그 품 안에서
살아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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