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리아/시

가을밤 -도종환- 그리움의 물레로 잣는 그대 생각의 실타래는 구만리 장천을 돌아와 이 밤도 머리맡에 쌓인다 불을 끄고 누워도..

ree610 2024. 9. 10. 07:01

[가을밤]

-도종환-

그리움의 물레로 잣는
그대 생각의 실타래는
구만리 장천을 돌아와
이 밤도 머리맡에 쌓인다

불을 끄고 누워도
꺼지지 않는
가을밤 등잔불같은
그대 생각

해금을 켜듯 저미는 소리를 내며
오반죽 가슴을 긋고 가는
그대의 활 하나
멈추지 않는 그리움의 활 하나

잠 못드는 가을밤
길고도 긴데
그리움 하나로 무너지는 가을밤
길기고 긴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