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리아/시

하늘 - 박두진 - 하늘이 내게로 온다. 여릿 여릿 머얼리서 온다. 하늘은 머얼리서 오는 하늘은, 호수처럼 푸르다

ree610 2024. 5. 28. 18:16

하늘

- 박두진


하늘이 내게로 온다.
여릿 여릿
머얼리서 온다.

하늘은 머얼리서 오는 하늘은,
호수처럼 푸르다

호수처럼 푸른 하늘에,
내가 안긴다. 온 몸이 안긴다.

가슴으로 가슴으로,
스미어드는 하늘,
향기로운 하늘의 호흡

따거운 볕,
초가을 햇볕으론 목을 씻고,

나는 하늘을 마신다.
자꾸 목 말라 마신다.

마시는 하늘에 내가 먹는다.
능금처럼 내가 마음이 먹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