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리아/시

3월 연가

ree610 2021. 3. 12. 11:50

3월 연가

 

/ 안도현

 

그해 겨울 벌판 끝에서

불어오던 바람 혹시 기억하시는지

 

눈은 하늘을 다 끌고

내려와 땅에 이르고

무엇이든지 한 번 흔들어 보고 싶어

그대의 눈망울 속에 쌓이던 바람을 아시는지

 

아무 것도 가진 것 없는 우리들

사랑은 벌판으로 길이 되어 돌아가도

그대..

 

그대

바람은 되지마

혹시 아지랑이 봄날

내 이름 석자 떠올려 준다면

내가 해야 할 것은

그 해 겨울 바라 보던 벌판 끝에

눈사람 되어

홀로 녹아 내리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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