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승리한 뒤, 무엇을 붙들 것인가?
* 말씀: 여호수아 23장 8절
사람은 위기에 처하면 무엇인가를 붙든다. 그러나 형편이 나아지면 붙들었던 손을 슬며시 놓아 버린다. 고난은 하나님을 찾게 하지만, 성공은 하나님 없이도 살 수 있다는 착각을 낳는다.
여호수아 23장은 전쟁을 앞둔 말씀이 아니다. 전쟁은 거의 끝났고, 땅도 분배되었다. 바로 그때 여호수아는 백성에게 묻는다. "승리한 뒤, 너희는 무엇을 붙들 것인가?“ 신앙의 진짜 시험은 광야에서만이 아니라, 약속의 땅에서도 시작된다.
"오직 너희의 하나님 여호와께 가까이 하기를 오늘까지 행한 것 같이 하라"(수 23:8)
1. 승리 이후가 더 중요하다
여호수아는 이스라엘의 승리를 회고한다.
"너희의 하나님 여호와께서...너희를 위하여 싸우신 이시니라"(수 23:3).
이스라엘이 가나안 땅을 얻은 것은 군사력이 강했기 때문이 아니다. 하나님이 앞서 싸우셨기 때문이다. 여호수아는 승리를 자랑하라고 하지 않는다. 승리하게 하신 하나님을 기억하라고 한다. 땅을 얻고 하나님을 잃는다면 그것은 성공이 아니기에.
승리를 내 것으로 붙드는 순간 교만이 시작되고, 은혜로 기억할 때 감사가 시작된다. 승리는 붙들어야 할 소유가 아니라 기억해야 할 은혜이다. 그래서 승리보다 중요한 것은 승리 이후에도 하나님 곁에 머무는 것이다.
2. ”가까이 한다“는 것은 삶을 맡기는 것이다
"가까이 하다"(다바크)로 번역된 히브리어는 단순히 가까운 거리에 있다는 뜻이 아니다. 단단히 붙들고, 결합하여, 떨어지지 않는다는 뜻이다. 창세기에서 남자가 아내와 "연합한다"고 할 때(창 2:24), 룻이 나오미를 "붙좇았다"고 할 때도 사용되었다(룻 1:14). 하나님께 붙어 있다는 것은 삶의 방향과 운명을 하나님께 맡기는 언약적 결속이다.
무엇에 마음을 붙이는지가 결국 우리를 만든다. 인간은 자신이 오래 붙들고 있는 것을 닮아 간다. 하나님께 붙어 있는 사람은 하나님의 긍휼과 진실과 거룩을 닮아 간다.
3. 사랑에는 경계가 필요하다
여호수아는 하나님을 사랑하라는 명령(수 23:11)과 함께 다른 민족의 신들을 가까이하지 말라고 경고한다(수 23:7, 12-13). 이스라엘의 가장 큰 위험은 외부의 적이 아니라 내부의 타협이었다. 하나님도 붙들고 현실의 이익도 놓치지 않겠다는 이중적인 마음이었다.
사랑은 경계 없는 무분별한 개방이 아니다. 참된 믿음은 붙들어야 할 분인 하나님을 더 분명하게 붙들고, 붙들지 말아야 할 것은 과감히 내려놓는 용기이다.
예수님은 "내 안에 거하라 나도 너희 안에 거하리라"(요 15:4)고 말씀하셨다. 예수님은 여호수아의 명령을 한층 더 친밀하고 내면적인 차원으로 완성하신다. 구약의 “붙어 있음”이 신약에서는 “거함”으로 충만해진다. 십자가는 하나님께서 죄인을 끝까지 붙드신 사건이며, 부활은 그 사랑이 죽음보다 강하다는 선언이다.
* 마무리하며 - 김지철 목사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더 많은 연결이 아니라, 가장 깊은 연결이다. 하나님께 가까이 붙어 있는 것이다. 형편이 어려울 때만이 아니라 잘될 때에도, 실패했을 때만이 아니라 성공했을 때에도 그리스도 안에 머물러야 한다.
오늘 우리 마음은 무엇에 붙어 있는가. 성취인가, 사람의 평가인가, 아니면 하나님의 사랑의 시선인가?‘
광야에서만 하나님이 필요한 것이 아니다. 약속의 땅에서는 하나님이 더 필요하다.
** 기도문
신실하신 하나님,
세상의 것보다 주님께 가까이 붙어 있게 하소서.
형편이 좋아질 때에도 주님의 손을 놓지 않게 하소서.
교만과 헛된 욕망에 마음을 빼앗기지 않게 하소서.
놓아야 할 우상을 담대히 내려놓게 하소서.
우리를 끝까지 붙드신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 안에서
오늘도 진실하고 거룩하게 살아가게 하옵소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