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와 신학/영성

"그 땅에 전쟁이 그쳤더라": 긴 싸움 끝의 안식 * 말씀: 여호수아 11장 18절, 23절 우리는 빨리 끝나는 싸움을 좋아한다. 기도하면,

ree610 2026. 7. 9. 15:40

"그 땅에 전쟁이 그쳤더라": 긴 싸움 끝의 안식
* 말씀: 여호수아 11장 18절, 23절

우리는 빨리 끝나는 싸움을 좋아한다. 기도하면 문제가 곧 해결되고, 믿으면 막힌 길이 즉시 열리기를 기대한다. 여호수아 10장의 태양이 머문 하루처럼 극적인 기적을 원한다. 그러나 태양이 멈추는 하루보다, 아무 일도 없어 보이는 긴 날들이 삶의 대부분이다.

"여호수아가 그 모든 왕들과 싸운 지가 오랫동안이라"(수 11:18)

1. 믿음에는 '오랫동안'이 있다.

"오랫동안"은 히브리어로 "많은 날들"이라는 뜻이다. 가나안 정복은 몇 번의 화려한 승리로 끝난 전쟁이 아니었다. 여호수아는 수많은 날을 견디며 싸워야 했다.
믿음에도 시간이 필요하다. 어떤 기도는 즉시 응답되지만, 어떤 기도는 오래 품어야 한다. 어떤 상처는 한순간에 아물지만, 어떤 아픔은 오랜 시간을 지나며 조금씩 회복된다. 우리는 하나님이 침묵하신다고 느낀다. 그러나 그 긴 시간 속에서  하나님은 우리를 빚고 계신다. 기적은 하루에 일어날 수 있지만, 성숙은 여러 날을 필요로 한다.

2. 싸움이 길다고 하나님이 떠나신 것은 아니다.

여호수아의 전쟁이 길어진 것은 하나님이 이스라엘을 버리셨기 때문이 아니다. 하나님은 이미 "두려워하지 말라"고 말씀하셨고, 여호수아와 함께 하셨다.
그럼에도 우리는 종종 묻는다. "하나님이 함께 하신다면 왜 아직도 이 문제가 끝나지 않는가?"
믿음은 싸움이 없다는 확신이 아니라, 싸움 가운데서도 하나님이 떠나지 않으셨다는 신뢰다. 임마누엘은 고난의 면제가 아니라 고난 속의 동행이다.

3. 하나님의 마지막 문장은 안식이다.

여호수아 11장은 이렇게 끝난다.
"그 땅에 전쟁이 그쳤더라"(수 11:23). 히브리어로는 "그 땅이 전쟁으로부터 안식하였다"는 뜻이다.
놀라운 것은 "땅"이 안식한다고 말한다는 점이다. 전쟁은 사람만 지치게 하지 않는다. 땅도 상처 입고, 공동체도 피폐해지며, 관계도 황폐해진다. 그러므로 하나님의 구원은 단지 한 사람의 승리가 아니다. 하나님은 상처 입은 땅과 공동체에 다시 평안을 돌려주신다.

성경의 안식은 창조에서 시작하여 약속의 땅을 지나 그리스도 안에서 완성되어 간다.
히브리서는 여호수아가 준 가나안의 안식조차 궁극적인 안식은 아니었다고 말한다. "그런즉 안식할 때가 하나님의 백성에게 남아 있도다."(히 4:9)
예수님도 겟세마네의 밤과 골고다의 어둠을 통과하셨다. 그러나 십자가는 마지막 문장이 아니었다. 부활의 아침이 왔다. 여호수아의 안식은 전쟁의 끝이었다. 그러나 예수 그리스도의 안식은 죄와 죽음의 끝을 향한다.

* 마무리하며 - 김지철 목사

우리에게도 오래 지속되는 싸움이 있다. 몸의 질병, 마음의 상처, 자녀를 위한 기도, 공동체의 갈등, 쉽게 해결되지 않는 이 시대의 아픔이 있다.
우리는 때때로 묻는다. "언제까지입니까?"

여호수아 11장은 싸움이 짧다고 약속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오랫동안 싸웠다"에서 이야기를 끝내지도 않는다. 마지막 문장은 이것이다. "그 땅에 전쟁이 그쳤더라."(수 11:23)

오늘의 우리 싸움이 길다고 낙심하고 포기하지 말라. 십자가 뒤에 부활이 있었듯, 하나님은 긴 싸움 끝에 안식을 준비하신다.
오늘도 믿음으로 하루를 견디며 앞으로 나가자.
마침내 하나님은 말씀하신다. “이제 쉬어도 된다!”

** 기도문

신실하신 하나님,
긴 싸움 앞에서 낙심하지 않게 하소서.
응답이 더딜 때에도 주님의 임재를 믿게 하소서.

오늘의 한 걸음을 믿음으로 걷게 하소서.
십자가의 예수님을 바라보며 끝까지 견디게 하소서.

상처 입은 우리 삶과 공동체에 참된 평안을 주셔서,
마침내 주님의 안식에 이르게 하옵소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