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와 신학/영성

"보았고, 탐냈고, 감추었다": 탐욕이 무너뜨린 공동체 * 말씀: 여호수아 7장 21절 여리고성은 무너졌지만, 이스라엘의 마음속 탐욕은 아직

ree610 2026. 7. 6. 08:06

"보았고, 탐냈고, 감추었다": 탐욕이 무너뜨린 공동체
* 말씀: 여호수아 7장 21절

여리고성은 무너졌지만, 이스라엘의 마음속 탐욕은 아직 무너지지 않았다. 큰 성 여리고를 무너뜨린 이스라엘은 작은 아이 성 앞에서 패배했다. 적의 강함 때문이 아니었다. 문제는 공동체 안에 감추어진 죄였다. 아간의 행위를 나타내는 동사 하나 하나에 죄의 심리학이 압축되어 있다. 먼저 눈에 들어오고, 마음에 머물고, 손으로 옮겨지고, 마침내 어둠 속에 숨겨진다.

"내가 노략한 물건 중에 시날산의 아름다운 외투 한 벌과 은 이백 세겔과 금덩이 오십 세겔을 보고 탐내어 가졌나이다. 보소서 이제 그 물건들을 내 장막 가운데 땅 속에 감추었는데…"(수 7:21).

1. “보았다”: 죄는 시선에서 시작된다

아간의 첫마디는 "보았다"이다. 본다는 것 자체가 죄는 아니다. 그러나 무엇을 어떻게 오래 응시하느냐가 마음의 방향을 결정한다. 곧 시선이 욕망과 결합될 때이다. 이는 에덴 동산의 장면을 연상시킨다. 하와도 그 나무의 열매를 “보니” 탐스러웠다(창 3:6). 눈은 단순한 감각기관이 아니다. 눈은 마음의 문이다. 시선은 영혼의 방향을 드러낸다. 아간은 “시날산의 아름다운 외투”를 보았다. 하나님께 온전하 바쳐진 물건(헤렘)을 자기 소유의 관점으로 바라보았다. 거룩한 것을 욕망의 대상으로 바꾸는 시선의 왜곡, 거기서 죄가 시작되었다.

2. “탐냈다”: 탐욕은 마음의 중심을 훔친다

아간은 "보고 탐내었다"고 말한다. 이는 십계명의 "네 이웃의 집을 탐내지 말라"에 쓰인 말과 연결된다. 탐심은 하나님보다 더 붙들고 싶은 것이 생기는 마음의 사건이다. 탐욕은 물건을 훔치기 전에 마음을 훔친다. 탐심은 모든 계명 위반의 뿌리이다. 바울이 “탐심은 우상 숭배”(골 3:5)라고 선언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죄는 단순한 위반이 아니라, 주인의 자리를 바꾸는 일이다. 하나님이 주인이신 것을 내가 주인 되려는 마음이다.

3. “감추었다”: 은폐는 죄를 더 깊게 만든다

아간은 그것을 장막 가운데 “땅속에 감추었다”. 감춤은 죄의 마지막 몸짓이다. 죄는 언제나 은폐된 어둠을 좋아한다. 처음에는 마음에 숨고, 다음에는 행동 속에 숨고, 마지막에는 공동체의 침묵 속에 숨는다. 주목할 것은 본문이 “이스라엘 자손들이... 범죄하였으니”(수 7:1)라고 말한다는 점이다. 범인은 한 사람이었으나 성경은 공동체 전체의 죄로 선언한다. 감추어진 한 사람의 욕망이 공동체의 영적 토대를 무너뜨렸다.

아간이 심판받은 곳은 아골 골짜기였다. 그러나 훗날 하나님은 “아골 골짜기로 소망의 문”(호 2:15)으로 삼겠다고 하셨다. 아간은 죄를 감추었고, 그 감춤은 공동체를 무너뜨렸다. 그러나 예수 그리스도는 우리의 감추어진 죄를 십자가 위에 드러내셨고, 그 수치와 심판을 친히 담당하셨다. 아간의 장막 아래에는 훔친 보물이 묻혀 있었지만, 예수님의 십자가 아래에는 용서의 보혈이 흐르고 있었다. 아골 골짜기가 무거운 심판의 자리라면, 골고다 언덕은 심판을 넘어 은혜가 열린 자리다.

* 마무리하며 - 김지철 목사

여호수아 7장 21절은 우리에게 묻는다.
“나는 무엇을 보고, 무엇을 탐내며, 무엇을 감추고 있는가?”
밖의 여리고가 무너졌다고 해서, 안의 아간의 탐욕까지 사라진 것은 아니다. 공동체의 가장 큰 위기는 외부의 공격만이 아니라 내부의 은폐일 수 있다. 오늘 우리가 구해야 할 은혜는 감추어진 죄악을 주님 앞에 내어놓는 회개의 용기다.
감춘 것을 빛 가운데 가져오라. 주님의 빛은 우리의 어둠을 드러내어 씻고 다시 살리는 빛이다. 그분 안에서 아골의 골짜기도 마침내 소망의 문이 된다.

** 기도문

사랑의 하나님,
우리 눈을 정결하게 하소서.
헛된 욕망을 분별하게 하소서.

거짓된 탐욕을 내려놓게 하소서.
감추어진 어둠을 주님의 빛 앞에 내어놓게 하소서.

우리 공동체가 은폐가 아니라 진실 위에 서게 하소서.
십자가의 예수님 안에서 새 마음과 새 길을 얻게 하옵소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