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와 신학/영성

"눈은 보았으나, 하나님께 묻지 아니했다" * 말씀: 여호수아 9장 14절 이스라엘은 전쟁에서가 아니라 판단에서 실패한다. 기브온 사람들은

ree610 2026. 7. 7. 08:44

"눈은 보았으나, 하나님께 묻지 아니했다"
* 말씀: 여호수아 9장 14절

이스라엘은 전쟁에서가 아니라 판단에서 실패한다. 기브온 사람들은 낡은 자루와 해어진 가죽부대, 낡은 신발과 해진 옷, 말라 곰팡이가 난 떡을 들고 이스라엘 진영을 찾아왔다. 모든 것은 먼 나라에서 온 사람처럼 보이도록 꾸민 연출이었다.
이스라엘 지도자들은 그 증거를 살펴보고 그들과 화친하여 언약을 맺었다. 사람은 보이는 것을 믿는다. 눈앞의 증거가 분명하면 판단도 정확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성경은 그들의 결정적 실책을 한 문장으로 압축한다.

"무리가 그들의 양식을 취하고는 어떻게 할지를 여호와께 묻지 아니하고"(수 9:14)

히브리어로 직역하면 “여호와의 입에 묻지 아니하였다”는 뜻이다. 그들은 떡을 살폈지만, 하나님의 뜻은 묻지 아니했다. 눈은 열려 있었으나, 하나님을 향한 질문은 닫혀 있었다.

1. 눈은 보았지만 진실은 보지 못했다

이스라엘은 기브온 사람들이 가져온 양식을 직접 확인했다. 떡은 말랐고, 신발은 낡았으며, 옷은 해져 있었다. 시각적 증거는 충분했다. 그러나 눈에 보이는 사실이 언제나 진실의 전부는 아니다. 문제는 보이는 것을 진실의 전부라고 믿었다는 데 있다.
"여호와께 묻지 않았다"는 것은 중요한 결정을 앞두고 하나님의 뜻과 말씀을 구하지 않았다는 뜻이다. 인간의 눈은 현실의 일부를 보지만 하나님은 현실 전체를 보신다. 우리 판단에는 언제나 사각지대가 있다. 그래서 신앙은 눈으로 본 것을 부정하는 일이 아니라, 본 것을 하나님 앞에 다시 가져가는 일이다. 많이 아는 것과 바르게 분별하는 것은 다르다.

2. 큰 전쟁에는 기도하고, 작은 일에는 자신을 믿는다

이스라엘은 요단강을 건널 때 하나님의 말씀과 지시를 따라 움직였다. 여리고성 앞에서 여호수아는 “내 주여 종에게 무슨 말씀을 하려 하시나이까?”(수 5:14)라고 물었다. 아이성 전투의 실패 뒤에는 여호와의 궤 앞에 엎드렸다. 그러나 기브온 사람들이 가져온 낡은 떡 앞에서는 묻지 않았다.
큰 위기에서는 하나님을 찾았지만, 작아 보이는 판단에서는 자신의 경험을 믿었다. 기도의 반대말은 반드시 불신앙만은 아니다. 때로 “이 정도는 내가 안다”는 자기 확신이다. 이스라엘의 실패는 지식 부족이 아니라, 하나님께 묻지 않아도 될 만큼 자신이 안다고 여긴 과신에서 시작되었다. 가장 위험한 순간은 모를 때가 아니라, 안다고 확신할 때다.

3. 예수님은 아버지의 뜻을 구하셨다

“무슨 말씀을 하려 하시나이까?”(수 5:14)라고 묻던 여호수아가 어느 순간 “여호와께 묻지 아니했다”(수 9:14). 묻던 지도자가 묻지 않는 순간, 실패가 시작된다.
그러나 예수님은 중요한 순간마다 하나님 아버지께 기도하며 그 뜻을 구하셨다. 열두 제자를 세우기 전에는 밤이 새도록 기도하셨다(눅 6:12-13). 십자가를 앞둔 겟세마네에서는 자신의 뜻을 아버지의 뜻 앞에 내려놓으셨다.
"그러나 나의 원대로 마시옵고 아버지의 원대로 하옵소서."(마 26:39)
기도는 내 뜻을 하나님께 관철하는 시간이 아니다. 내 판단을 하나님의 빛 아래 내려놓는 시간이다. 그리스도를 따른다는 것은 모든 답을 가진 사람이 되는 것이 아니다. 매 순간 하나님 아버지의 뜻을 묻는 사람이 되는 것이다.

* 마무리하며 - 김지철 목사

어쩌면 우리의 신앙도 그렇다. 큰 수술을 앞두면 기도한다. 위기를 만나면 엎드린다. 그러나 일상의 수많은 선택에서는 기도를 생략할 때가 많다. 오늘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더 많이 보는 눈만이 아니다. 본 것을 하나님께 묻는 마음이다.
"주님, 내가 보고 있는 것이 전부입니까?"
"주님이라면 이 길을 선택하시겠습니까?"
여호수아 9장 14절은 우리에게 조용히 경고한다.
보았기에 먼저 결정하지 말고, 보았기에 먼저 기도하라!

** 기도문

사랑의 하나님,
눈에 보이는 것만으로 판단하지 않게 하소서.
우리 경험을 과신하지 않게 하소서.

작은 선택에서도 주님께 묻게 하소서.
세상의 소음 속에서 주님의 음성을 분별하게 하소서.

겟세마네의 예수님처럼 하나님의 뜻에 순종하게 하소서.
먼저 기도하고 하나님의 뜻을 따르게 하옵소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