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풀꽃
- 정종배
지금여기 마주 앉아 눈을 맞춰
가만히 웃어주는 친구 중에
지혜롭다 슬기롭다
말은 잘 한다
이런 친구보다
단순하다 순수하다
무슨 말이든 끝까지 들어주며
어렵고 힘든 친구에게
스리 살짝 다가와
먼저 손을 잡아주는
가슴이 따뜻한 철부지로
언제 어디서나 대중없이 꽃 피웠으나
대충 피는 꽃은 아니어서
말 한 마디 하지 않아도
벌 나비 찾아드는
풀꽃으로 살아온 좋은 사람
지금까지 살아온 이야기가
한강보다 더 길고 줄기차며
백두산 천지보다 더 깊고 푸른 사설을
술 한 잔 부딪쳐 단숨에 마셔주는
이물 없는 벗으로
허리 굽혀 들여다보면
보면 볼수록 보고 싶은
향기로운 풀꽃으로
자주 만나 허물없는
우정의 벌꿀을 빚어내
달디 달게 나눠 먹게
꿀벌이 꽃을 찾아 들랑날랑
뻔질나게 불러내듯
생각만 해도 설레는 굴레방 다리 청춘의 서사시를
즐겁게 마름질하여 오래오래 황소걸음으로 되새겨보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