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 빗소리에
- 김순선
만약,
꽃이 한번 피고 영영 질 줄 모른다면
그때도 아름답게 보일까
길가나 로터리에 잘 가꾸어놓은 꽃도
때론,
제복을 입은 마네킹같이
성형 가면을 쓴 웃음이
낯설 때도 있는데
오늘따라
오름 어느 자락에 없는 듯 피어 있던
작은 들꽃 한 송이
자꾸 눈에 아른거린다
다듬지 않아서
쉽게 가까이 다가갈 수 없어서
더 그립고 애틋한
가슴을 두드리는
저, 빗소리에
어딘가에서는 꽃 한 송이 피어나고
어깨 들썩이는 울음 같은
저, 빗소리에
어딘가에서 꽃 한송이 지고 있겠지
꽃은 질 때 더 아름다워야 하리
황홀한 사랑도 저물 때가 있듯이
누군가의 가슴에
더 애틋한 그리움으로
고여오듯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