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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 내민다 - 박노해 아이 가진 여자의 둥그스름한 배를 보면 나도 모르게 손 내밀어 쓰다듬고 싶고 가만히 무릎 꿇고 귀를 대고 싶어진다

ree610 2026. 2. 4. 08:41

손 내민다

- 박노해

아이 가진 여자의
둥그스름한 배를 보면
나도 모르게 손 내밀어 쓰다듬고 싶고
가만히 무릎 꿇고 귀를 대고 싶어진다

잎새도 가지도 벗어내린 채
흰 눈 쓰고 누운 겨울 산
둥그스름한 산등성이를 보면
나도 모르게 내 마음의 손
살며시 내밀어진다

둥그렇게 흙 북돋운
겨울 나무 뿌리에도
씨알 품고 누운 언 땅에도
기꺼이 자기 몸 내어주며
새 희망을 키워가는
너에게도
나에게도
떨리는 손 내밀어진다

이 겨울이
이 어둠이
얼마나 차올랐느냐

먼저 듣는 첫 울음 소리
언 귓전에 쟁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