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 내민다
- 박노해
아이 가진 여자의
둥그스름한 배를 보면
나도 모르게 손 내밀어 쓰다듬고 싶고
가만히 무릎 꿇고 귀를 대고 싶어진다
잎새도 가지도 벗어내린 채
흰 눈 쓰고 누운 겨울 산
둥그스름한 산등성이를 보면
나도 모르게 내 마음의 손
살며시 내밀어진다
둥그렇게 흙 북돋운
겨울 나무 뿌리에도
씨알 품고 누운 언 땅에도
기꺼이 자기 몸 내어주며
새 희망을 키워가는
너에게도
나에게도
떨리는 손 내밀어진다
이 겨울이
이 어둠이
얼마나 차올랐느냐
먼저 듣는 첫 울음 소리
언 귓전에 쟁쟁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