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와 신학/영성

살아있는 모든 것을 향해 손을 펼치신 하나님! * 말씀: 시편 145편 16절 하나님의 성품과 그분의 통치 방식을 이보다 더 아름답게 요약..

ree610 2025. 11. 12. 09:25

살아있는 모든 것을 향해 손을 펼치신 하나님!
* 말씀: 시편 145편 16절

하나님의 성품과 그분의 통치 방식을
이보다 더 아름답게 요약할 수 있을까?
성경 전체의 신학을 압축한 보석과도 같은 한 구절을 만난다.

"주의 손을 펴사 모든 생물의 소원을 만족하게 하시나이다."(시 145:16)

히브리 시인이 바라본 세계는 인간의 필요에만 집중하는 축소된 우주가 아니다. 그것은 모든 살아 있는 것(every living thing)의 숨결이 하나님의 펼쳐진 손 안에서 유지되는 우주적 공동체이다.
하나님은 한 인간, 한 민족을 넘어, 생명을 가진 모든 것을 향해 손을 펴는 분이시다.

1. 열린 손: 은총의 축복

고대 세계는 닫힌 주먹으로 상징되는 폭력과 정복의 문화였다. 그러나 성경은 그런 문화의 정반대에 하나님을 세운다.
그리고 ‘열린 손’이라는 혁명적 상징을 제시한다. 펼쳐진 손은 지배가 아니라 관대함이며, 소유가 아니라 나눔이요, 쟁취가 아니라 자발적 비움을 의미한다.
열린 손은 관계의 가능성을 여는 가장 따뜻한 몸짓이며, 조용하지만 멈춤 없는 하나님 사랑의 임재 방식이다.
이는 창조주가 피조물에게 내미시는 ‘은총의 축복’ 그 자체이다.

2. ‘소원’을 향한 지속적인 ‘펴심’

원어의 시제와 단어 선택이 빼어나다.
첫째, ‘펴다’라는 동사는 단순한 일회성이 아니다. 계속해서 펴고 있는 하나님의 기본 성품을 드러내는 분사형이다. 그분의 손은 닫혀 있지 않고, 열려 있다.

둘째, 하나님이 채우시는 것은 단순한 필요가 아니다. 소원, 곧 기쁨과 바람이다. 하나님은 각 존재의 가장 깊은 갈망까지도 만족시키시는 분이시다.
하나님은 인간의 번영만이 아니라(15절), 이름 모를 들풀의 ‘갈망’까지도 돌보시는 ‘우주적 공급자’이시다. 이는 생태 위기를 사는 우리에게 인간 중심적 탐욕을 넘어 ‘모든 생명’의 풍요를 돌아보라는 깊은 울림을 준다.

3. ‘던져진 존재’에서 ‘붙들린 존재’로!

세상에 우연하게 ‘던져진 존재’(하이데거) 에서, 시편기자는 하나님의 열린 손에 ‘붙들린 존재’가  바로 우리라고 선언한다.
'닫힌 손'은 불안의 표상이다. 사람은 두려울수록 움켜쥔다. 재물, 명예, 권력을 움겨쥔다. 그러나 성과주의에 억눌린 피곤한 우리를 향해, 하나님은 열린 손으로 서 계신다. 그 손은 결핍의 손이 아니라, 충만의 손이며, 빼앗는 손이 아니라, 베푸는 손이다.

4. 십자가: 열린 손의 절정

이 ‘열린 손’의 은총이 가장 구체적인 절정으로 나타난 사건이 바로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이다. 십자가에 못 박힌 예수님의 두 팔은 하나님이 세상을 안으신 팔이었다.
그 못 박힌 열린 손 아래에서 우리는 하나님의 품에 안긴 존재가 되었다. 그 손 안에서 우리의 결핍은 참된 채움으로 풍요로웠고, 우리의 혼란은 분명한 길이 되었으며, 우리의 굳게 닫힌 마음은 부드러워졌다.
무너진 공동체는 다시 존중과 환대의 자리로 회복되었다.

* 마무리하며 - 김지철 목사

결핍과 불안의 상징인 닫힌 손은 생명을 가로막는다. 하지만 신뢰와 풍요의 상징인 열린 손은 생명을 흐르게 한다.
닫힌 손은 두려움을 키우지만, 열린 손은 참된 자유를 선물한다. 하나님께서 십자가에서 그 아들을 내어주시기까지 자비로운 손을 펴셨다.
이제 우리는 결핍의 존재가 아닌 은혜로 만족한 존재로 힘찬 숨을 쉬며 살아간다.
하늘의 복을 받은 당신과 나, 그리고 자연 만물이여!

“예수님의 십자가의 두 팔 펴심, 하나님이 세상을 품에 안고 올리는 사랑이다.” (The outstretched arms of Jesus on the cross are God's love lifting the whole world into His embrace)

* 기도문

살아 있는 모든 것을 향해
손을 펼치시는 하나님 아버지,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에서
두 팔을 벌리신 하나님의 사랑을 기억합니다.

이제 주님의 열린 손 아래서
저희의 닫힌 손을 펴게 하시고,

닫힌 마음을 열게 하시며,
막힌 관계를 풀어낼 수 있는 지혜와 용기를 주옵소서. 아멘.

* 추기: 살바도르 달리(Salvador Dali)의 <십자가의 성 요한의 그리스도>(Christ of Saint John of the Cross, 1951)다.
예수님이 십자가에 매달린 모습을 하늘에서 내려다보는 독특한 관점으로 그린 작품입니다. 위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는 시선은 하나님의 관점을 암시합니다. 예수님의 상처, 피, 고통은 철저히 배제되었습니다. 십자가를 바라보는 시선이  '고통의 강조'에서  '사랑의 강조'로 바뀝니다. 예수님의 열린 팔은 하나님이 세상을 품으시는 포옹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