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와 신학/영성

“기초에 머무는 신앙?” vs. “기초 위에 세우는 신앙!” * 말씀: 히브리서 6장 1-2절 신앙의 길을 걸어가는 사람은 기초를 경험...

ree610 2025. 11. 11. 07:22

“기초에 머무는 신앙?” vs. “기초 위에 세우는 신앙!”
* 말씀: 히브리서 6장 1-2절

신앙의 길을 걸어가는 사람은 누구나 기초를 경험한다. 회개, 믿음, 세례, 안수, 부활, 심판(히 6:1-2). 이 여섯 가지는 기독교 신앙의 토대이며, 복음의 첫걸음이다. 그런데 어떤 이는 이 기초 위에 집을 짓고, 어떤 이는 그 기초만 반복해 닦는다. 전자는 점점 성숙해지지만, 후자는 수십 년이 지나도 여전히 ‘처음 그 자리’다. 두 사람 모두 "기초를 소중히 여긴다"고 말한다. 그런데 그들의 신앙의 궤적은 전혀 다르다.

I. 기초에 머무는 신앙

히브리서 기자가 꾸짖은 것은 기초 그 자체가 아니다. 기초만 붙들고 앞으로 나아가지 않는 신앙이다. 이런 신앙은 '반복'을 '갱신'으로 착각한다. 매번 같은 간증, 같은 회개, 변화 없는 예배 참여다. 세월이 지나도 영적으로는 여전히 ‘갓난아이’ 상태다(히 5:12-14). 그리곤 이것을 ‘안전함’이라는 이름으로 포장한다.
익숙한 교리와 예배 의식 속에서는 편안하다. 하지만 하나님이 이끄시는 미지의 세계로 좀처럼 나가지 못한다. 진정한 인격의 변화, 인간관계의 회복, 때론 고난의 길에 대한 도전을 두려워하며 움추려 든다. 뿌리는 있지만, 줄기와 열매가 자라지 않는 나무와도 같다. 외적 압력과 내적 혼란 속에서 쉽게 흔들리고 무너진다. "나는 이미 구원받았으니까 괜찮아"라는 안일함이 결국 신앙을 박제화시킨다. 기초에 머물렀다고 생각했는데, 실은 후퇴하고 있었던 것이다.

II. 기초 위에 세우는 신앙

"기초가 튼튼해야 한다"는 말은 "기초만 붙들라"는 의미가 아니다. 기초를 토대로 건축해 나가라는 뜻이다.
바울은 말씀한다. "이 닦아 둔 것 외에 능히 다른 터를 닦아 둘 자가 없으니 이 터는 곧 예수 그리스도라."(고전 3:11)

이 기초는 인간의 열심이 아니라 하나님의 은혜다. 이 기초 위에 우리는 믿음의 집을 짓는다. 회개와 믿음은 영적 호흡처럼 매일 신선하게 작동한다. 십자가와 부활은 우리의 정체성을 새롭게 세운다. 기초가 깊을수록 건물은 더 높이 올라간다. 뿌리가 넓고 강할수록 나무는 더 든든히 더 풍성하게 가지를 뻗는다. 기초는 신앙의 '최저선'이 아니라 새로운 '도약대'다. 히브리서가 말하는 ‘온전함’(teleios, 히 6:2)은 바로 이것이다. 고난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유혹 앞에서도 넘어지지 않으며, 어둠 가운데서도 빛을 잃지 않는 영적인 견고함이다. 기초가 튼튼한 신앙은 두려워하지 않는다. 오히려 더 자유롭고, 더 담대하게 자란다.

III. 성숙으로 나아가는 신앙

  "기초를 버리지 말라.
그러나 기초에 머물지도 말라."
기초는 우리를 붙잡아 주고, 성숙은 우리를 앞으로 밀어주는 동력이다. 기초와 성숙은 대립이 아니라, 뿌리와 열매처럼 하나의 생명 구조안에 있다.

오늘날 교회가 흔들리는 이유 중 하나는, 기초가 약한 신앙과 기초에만 머무는 신앙이 동시에 존재하기 때문이다.
어떤 이들은 기초 없이 영적 유행만 쫓아다닌다. 십자가 없는 긍정의 메시지, 회개 없는 축복의 설교, 성경 없는 체험의 추구 등 이들은 모래 위에 집을 짓고 있다. 반면 어떤 이들은 기초만 반복해서 닦는다. 같은 교리, 같은 찬송, 같은 기도문 등, 안전하지만 생명이 없고, 익숙하지만 변화가 없다. 이들은 기초만 쌓아 놓고 그 위에 집을 짓지 않는다.  기초는 우리를  뿌리내리게 하고, 성숙은 우리를 열매 맺게 한다.
"뿌리 깊은 나무는 바람에 흔들리지 않고, 샘이 깊은 물은 가뭄에 마르지 않는다."
우리가 걸어갈 길은 분명하다. 기초는 견고하게, 성숙은 끊임없이!

* 마무리하며 - 김지철 목사

오늘 우리는 기초에 머물러 있는가,
기초 위를 가고 있는가?
우리 그리스도인은 기초 위에 멈춰 서 있는 자가 아니라, 그 기초를 디디고 걸어가는 순례자다. 우리의 기초는 예수 그리스도이시며, 우리의 목표는 그분을 닮는 것이다. 바로 예수님의 인격과 성품(생각과 판단, 그리고 사랑의 섬김과 나눔)이다.

“기초 위에 서되, 그 자리에 머물지 맙시다. 그리스도의 충만한 분량에 이르기까지 함께 걸어갑시다."
(Stand firmly on the foundation, but do not remain there. Let us move forward together until we reach the full stature of Christ)

* 기도문

사랑의 하나님,
뿌리 깊은 나무처럼 우리 신앙의 기초를
주님의 은혜 위에 굳게 세워 주소서.

그러나 그 기초에 머물지 않게 하시고,
그리스도의 장성한 분량에 이르기까지
날마다 자라게 하옵소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