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인
- 이한열
아이들 웃음꽃이 만발한
에버랜드,
같은 길목 허리쯤에서
작년 이맘때도
가을비 만났다면서
따뜻히 스미는 차 한잔으로
빗소리에 기댄 채
그리움 보내는 사람
이렇듯
무심하게 세월이 흐른다면
이름 없이 스러진 푸성귀처럼
설레는 첫걸음
추적추적 젖던 시절
빗속을 헤치고 온 사람의
목소리도,
얼굴도 잊어버리겠다고
두려운 생각이 든다면서
이런 게 인생이냐고 묻는다.
아,
이 세상에 와서
처음으로 울렁거린,
한 시라도 잊어본 적 없는
연緣을
가슴에 묻어두며 산다고
이렇게 사는 것이라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