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교회의 지도력 전환기
- 지형은 (성락성결교회 담임목사)
1955년부터 1965년 사이에 출생한 세대를 베이비붐세대라고 부른다. 2025년 기준으로 이 세대가 전체 인구의 20퍼센트를 차지한다. 사회 변동에서 인구 구조의 변화는 아주 중요한 요인이다. 가장 많은 인구를 차지한 세대가 생산 가능 인력에서 빠져나가는 것, 곧 은퇴하는 것은 사회 변동에 큰 영향을 준다.
국가적으로 연구하고 상황을 면밀하게 분석하면서 대책을 세워야 할 일이다.
사회만이 아니다. 한국 교계도 마찬가지다. 교단별로 차이는 있지만 70세를 은퇴 나이로 보면 작년부터 베이비붐세대의 은퇴가 시작되었다. 이런저런 사정으로 소속 교단의 법적 정년보다 1~2년 또는 3~4년 일찍 은퇴하는 목회자가 요즈음 많아진다. 베이비붐세대의 은퇴와 연관하여 적어도 주요 교단들은 목회자의 나이별 분포를 분석하고 은퇴 숫자가 매년 얼마나 되는지를 파악하고 목회자 수급에 차질이 없도록 준비해야 한다.
한국 교회는 지금까지는 목회의 자리보다 목회자가 많은 경우가 일반적이었다. 그러나 향후 5~7년 어간에 베이비붐세대가 은퇴하면서는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 교단마다 대처 방안은 다를 것이다. 교단법의 은퇴 나이를 70세에서 상향 조정하려는 교단도 있다. 지금까지는 주요 교단의 경우 이런 방향으로 교단법을 개정하려는 시도는 총회에서 대부분 부결되었다.
베이비붐세대의 은퇴로 목회자 숫자가 부족해지는 것이 문제라고만 볼 수 없는 점도 있다. 한국 교회의 교세(주일예배 출석 숫자와 연간 예산액)가 점점 줄어드는 상황에서 목회하던 목사가 은퇴하면 계속 교회를 유지할 상황이 안 되는 교회들이 상당히 많다. 이런 경우에 같은 노회나 지방회 안의 다른 교회와 통폐합하는 경우가 점점 많아진다.
목회자 숫자가 줄어들면서 교회 숫자 대비 목회자 수급이 적절해지는 쪽으로 접근할 수 있다.
목회자의 은퇴와 연관하여 은퇴 과정에서 벌어지는 개별 교회 안의 갈등이 또 중요한 문제다. 기독교윤리실천운동의 교회신뢰운동 본부에서는 2022년에 목회자 은퇴에 대해 연구를 진행해서 현황을 발표한 바 있고, 2023년에는 ‘한국교회 목회자 은퇴 매뉴얼’을 출간했다. 요즈음 은퇴 과정의 갈등과 관련하여 교회가 심하게 흔들리고 심지어 분열되거나 현저하게 축소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어느 정도 오래 목회한 목회자를 원로목사로 추대하고, 은퇴 후의 주거와 생활비를 지원해 주던 전통적인 관행이 이제는 더 이상 당연한 것으로 여기지 않게 되었다.
베이비붐세대 목회자가 은퇴하는 것이 기회라고 보는 관점도 있을 수 있다. 한국 교회의 약점 내지는 문제로 지적되는 것 중 하나가 지도자의 평균 연령이 높은 것이다. 은퇴 나이가 정관이나 규정에 명시된 사회의 모든 직종에서 목회자의 퇴직 나이가 가장 높다.
상당히 오래전부터 한국 교계에는 교회 갱신의 필요성을 절감하는 목회자 중에서는 은퇴 나이로 65세가 적절하다고 보고 그렇게 은퇴한 목사들이 적지 않다.
베이비붐세대의 은퇴로 향후 5~7년 어간에 한국 교회의 목회 리더십이 상당히 젊어진다. 이로써 한국 교회가 지금보다 우리 사회의 좀 더 젊은 세대와 소통하는 데 장점으로 작용할 것이다.
베이비붐세대의 은퇴는 목회자만의 문제가 아니다.
한국 교회 교인 전체 중에서 헌금의 기여도와 교회 생활의 충성도가 가장 높은 세대가 바로 베이비붐세대다.
이 세대가 은퇴하면서 교회의 재정 수입이 줄어드는 것은 자연스러운 결과다. 그렇지 않아도 교인 수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헌금까지 줄어들면서 현실적으로 교회를 유지하기 어렵게 된다.
코로나19 이후의 세계적 변동을 문명사적 전환기라고들 표현한다. 인공지능의 놀라운 기술 발전과 삶의 구조 변혁, 기후 위기와 그로 인한 영향의 심각성, 현재 진행 중인 세계적인 전쟁과 그 무서운 여파, 미국과 중국의 대립을 비롯한 여러 요인으로 진행되는 세계의 정치 군사력 구도의 재편 등 그야말로 세계는 문명사적인 대 전환기를 지나고 있다.
교회는 언제나 세상 한가운데 존재하니, 교회도 갱신과 변혁에 힘써야 한다. 변화는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생존의 문제다. 평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