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와 신학/영성

아멘의 신학: “우리는 무엇에 대해 아멘하는가?” * 말씀: 신명기 27장 14-26절 예배 중에 우리는 자주 “아멘”이라고 응답한다...

ree610 2026. 6. 22. 07:34

아멘의 신학: “우리는 무엇에 대해 아멘하는가?”
* 말씀: 신명기 27장 14-26절

예배 중에 우리는 자주 “아멘”이라고 응답한다. 기도 끝에, 찬양 후에, 축복의 말씀 앞에서. 그러나 신명기 27장 14-26절은 우리를 낯선 자리로 데려간다. 이스라엘 백성은 축복이 아니라, 저주 선언 앞에서 “아멘” 한다. 우상을 만드는 자, 부모를 경홀히 여기는 자, 이웃의 경계표를 옮기는 자, 약자의 재판을 굽게 하는 자에게 저주가 선포된다. 그 때 온 백성은 한 목소리로 외친다. “아멘.” 그것은 종교적 추임새가 아니라 언약의 서명이다.

“그의 부모를 경홀히 여기는 자는 저주를 받을 것이라 할 것이요. 모든 백성은 아멘 할지니라”(신 27:16)

1. 복 앞에서만이 아니라 경고 앞에서

히브리어 아멘(amen)은 “확실하다, 신실하다, 견고하다”는 뜻을 품고 있다. 그러므로 아멘은 “그 말씀이 참됩니다. 나도 그 말씀 대로 순종하겠습니다”라는 신앙의 고백이다. 우리는 복을 받을 때 아멘 하기를 좋아한다. “은혜와 형통을 주소서”라는 기도에는 쉽게 아멘 한다. 그러나 신명기 27장은 묻는다. 너는 복에만 아멘 하는가, 하나님의 경고 앞에서도 아멘 하는가? 참된 아멘은 내 욕망을 하나님의 이름으로 포장하는 말이 아니다. 내 뜻을 하나님의 뜻 앞에 내려놓는 말이다. 복 앞의 아멘은 쉽고, 경고 앞의 아멘은 어렵다. 그러나 후자가 진짜 아멘이다.

2. 숨은 죄 앞에서 드리는 정직한 응답

신명기 27장의 저주 목록에는 은밀한 죄가 많다. 몰래 우상을 만들고(15절), 부모를 우습게 여기며(16절), 이웃의 경계표를 옮기고(17절), 장애인을 잘못 인도하며(18절), 나그네와 고아와 과부의 재판을 굽게 한다(19절). 사람은 보지 못해도, 하나님의 눈을 보신다.
공동체를 무너뜨리는 것은 거대한 악만이 아니다. 들키지 않을 만큼의 탐욕, 말하지 않아도 될 만큼의 거짓, 약자의 억울함을 외면하는 침묵, 이 작은 어둠들이 영혼을 병들게 한다. 그러므로 저주 앞의 아멘은 남을 정죄하는 말이 아니다. 먼저 우리 안의 어둠을 빛 앞에 드러내는 말이다. 아멘은 자기 의의 망치가 아니라 자기 성찰의 거울이다.

3. 예수님의 아멘: 진리와 순종의 인격

공관복음에서 예수님은 자주 “진실로 (아멘) 내가 너희에게 이르노니”라고 말씀하셨다. 보통 사람들은 하나님의 말씀을 들은 뒤에 아멘으로 응답하지만, 예수님은 말씀의 시작에서 아멘을 선언하셨다. 이것은 예수님만이 하나님의 진리를 드러내시는 분이심을 보여 준다. 예수님의 아멘은 거짓된 세상 한복판에서 하나님의 참되심을 여는 열쇠다.
그러나 예수님의 아멘은 선포에서만 끝나지 않는다. 겟세마네에서 예수님은 “내 뜻대로 마시옵고 아버지의 뜻대로 하옵소서”라고 기도하셨다. 이것이 아멘의 절정이다. 예수님은 하나님의 진리를 말씀하신 아멘이시며, 하나님의 뜻에 자신을 드리신 살아 있는 아멘이시다(계 3:14: “아멘이시오 충성되고 참된 증인”).

* 마무리하며 - 김지철 목사

우리는 무엇에 아멘 하는가.
성공에만 아멘 하면서 성숙에는 침묵하지 않는가?
위로에는 아멘 하면서 회개에는 귀를 닫지 않는가?
은혜에는 아멘 하면서 정의에는 머뭇거리지 않는가?

예수님은 “오직 너의 말은 ‘옳다 옳다’, ‘아니라 아니라’ 하라”(마 5:37)고 말씀하셨다. 분별 없는 아멘은 거짓 평화의 도구가 되고, 두려움에 사로잡힌 아멘은 거짓 정의의 칼이 된다. 참된 아멘은 입술의 마침표가 아니라 삶으로 쓰는 순종의 서명이다.

** 기도문

아멘의 하나님,
복 앞에서만 아멘 하던 우리의 얕은 입술을 불쌍히 여기소서.
경고와 책망 앞에서는 침묵하던 비겁함을 용서하소서. .

숨은 죄를 감추지 않고 주님의 빛 앞에 내려놓는 정직을 주소서.
약자의 눈물과 권리 앞에서 침묵하지 않는 용기를 주소서.

예수님처럼 진리를 담대히 말하는 아멘을 배워,
우리의 아멘이 삶의 고백과 순종으로 피어나게 하옵소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