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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개혁: 권력기관에서 법률기관으로 재정립되는 과정 - 검찰이 수사.공소 두 무기를 쥐고 휘두르면서 검찰은 견제받지 않는 권력기관으로..

ree610 2026. 3. 21. 12:49

검찰개혁: 권력기관에서 법률기관으로 재정립되는 과정 -

1. 지난 몇십년간 검찰이 수사.공소 두 무기를 쥐고 휘두르면서 검찰은 견제받지 않는 권력기관으로 군림했고, 정치기관화되었습니다. 조직의 영향력을 키우고, 이권집단화되었고, 재량권 남용에 대한 비판이 높았습니다. 그러한 외부적 비판에 대해 검찰 내부는 자성하기보다는 늘 반발하고 방어했습니다. 하나의 법률기관이 군림하는 권력기관으로 변질될때, 그에 대한 견제.균형이라는 민주적 통제를 위해 조직의 개편은 어렵지만 필연적인 과정입니다. 권력기관 사이의 견제와 균형...그것이 우리가 아는 민주주의적 제도화이니까요.

2. 이번 검찰개혁법은 검찰청을 없애지만, 검찰기능을 없애는 것은 아닙니다. 검찰청은 사라지지만, 검찰이 수행해온 국가기능의 필요는 여전합니다. 다만, 종전의 통합적 검찰기능 중에서 수사기능과 공소기능이 확실히 분리됩니다. 수사권과 공소권을 다 장악한 집단의 권력화, 정치화의 폐해가 참을 수 없을 정도에 이르렀기 때문입니다. 다만 간판갈이, 면피용이 되지 않도록 개혁의 취지를 구석구석 담아내야 하고, 그에 대한 각종 꼼수와 궤변을 계속 지적하고 돌파해가야 합니다.

3.  검사/검찰수사관은 공소청, 수사기관(중수청 위주) 중에서 택일해야 합니다. 수사관은 '수사전문가'입니다. 수사관 다수를 공소청에 잔류시키자는 발상은, 또다시 수사+공소통합을 꾀하자는 것 아니냐는 의심을 받습니다. <수사>관은 거의 대부분 중수청, 혹은 국수본으로 이동하는 것이 당연합니다. 종래 수사.공소를 겸했던 검사는 이제 검사 아닌 수사관이 되든지, 검사 자격 유지의 공소관이 되든지 택일해야 합니다. 수사의 전문가가 된 검사는 중수청을 선택하여 보람있게 업무수행을 해가기 바랍니다.

4. 권력남용으로 지탄받는 기관은 필연적으로 민주적 견제.균형 속에서 재편되고, 역할 축소를 맞이하게 됩니다.
역사적으로 정보부.안기부가 그랬습니다. 나는 새로 떨어뜨린다는 위세를 뽐내던 중앙정보부였습니다. 민주화과정에서 인권침해로 악명높았던 중앙정보부의 대공수사권이 박탈되어, 지금 국정원은 수사기능 없고 정보기능만 있습니다. 정치인.반대자 사찰을 일삼던 과거 정보부의 '국내 보안정보' 수집권한이 삭제되어, 현재는 국외.북한.방첩.대테러 정보만 수집할 수 있습니다. 지금 국정원은 <수사>하는 <국내외 정보기관>이 아니라, <안보국내정치 관여를 위한 정보기능 남용이 문제가 되어, 지금 국정원은 국내정보 취급 못합니다. 지금 국정원은 수사.정치기관이 아니라, 순수 대외.대공정보기관이 되었습니다. 그러한 제도변화의 결과, 윤석열은 전두환처럼 정보기관을 내란에 관여시킬 수 없었습니다.

5. 검찰도 마찬가지입니다. 수사기능의 남용으로 문제가 누적되었기에, 앞으로는 검사가 수사기능을 행사할 수 없습니다. 수사기관 중 수사주재자로서 다른 수사기관을 보조화시키고, 지휘.감독.통제하던 우월적 기관의 위상을 내려놓습니다. 아직도 그런 사고,체질을 갖고 있다면, 그건 시대착오적.반법률적인 것으로, 그것으로부터 곧바로 벗어나야 합니다.

6. 정부안 원안에는 중수청을 통한 공소청 검사의 우회적 관여, 간접지배의 우려가 컸습니다. 정부안 원안에는 그런 관여.우려의 통로를 여기저기 넣었는데, 국회안에서 그런 통로를 주된 줄기를 삭제했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검찰은 과거타성에 젖어, 수사기관(경찰, 중수청, 특사경)에 대해 우월적 영향력을 행사하고파 합니다. 보완수사권이라도 남기고, 수사개시 통지니 전건송치니 하면서 수사에 우월적으로 관여하려는 욕망을 드러냅니다. 이제 공소관은, 수사과정에서 개시.종결.송치.보완 이런 논의에서 손을 떼야 합니다.

7. 앞으로 검사는 <수사>기관이 아니라 공소를 담당하는 <법률>기관으로 재정립해야 합니다. 검사가 수사에 우월적으로 관여, 통제하려는 욕구를 완전히 내려놓고, 과거의 인적 인연이 있다는 이유로 중수청과의 내밀한 관계(지배자로서)를 맺을 가능성을 완전히 포기해야 합니다. 수사기관은 검사와 접촉할 때, 수십년의 관성대로 검사가 지배.지휘하려는 게 아닌가 하고 염려하게 됩니다.  검사가 <수사기관>으로 우월적으로 관여하려는 욕구, 습성을 완전히 내려놓고, 그에 대한 충분한 신뢰가 축적되었을 때, 비로소 수사기관(국수본, 중수청, 특사경, 공수처 등)은 공소관을 신뢰하고, 서로가 원활한 수사협력자이자 공소협력자로서 자리잡을 수 있을 것입니다. 새롭게 관계가 재정립되면, 수사기관과 검사는 협력자로서 상호 장점을 충분히 연결할 수 있습니다.

8. 과거 무소불위일때 정보부 근무자는 공포의 대상이지 존중받지 못했습니다. 지금은 자신이 정보부에 근무하는 것을 자랑스레 말할 수 있고 그렇게 받아들일 것입니다. 검사는 이번 개혁법안에 저항적, 거부적 자세로 임할 것이 아니라, 변화하는 법적 요구와 수사-공소의 관계 재정립의 사회적 기대 앞에서 군림,지배,통제자가 아니라 법전문가로서, 공소권자로서 소임을 헌법과 법률의 범위 내에서 성실하게 하는 쪽으로 바뀌어가야 합니다. 개인적으로도 그렇고, 조직적 체질.문화도 바꾸어가야 합니다. 그럴 때 과거의 권력은 사라지지만, 자기 소임을 다하는 공직자로서 마땅한 인정과 존중을 받게 될 것입니다. 평화 ✌️
- 한인섭 (서울대 명예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