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스트MDiv학교> 5기도 이제 졸업을 앞두고 있다. 지난 3월 17일(월) 우리는 <조은교회>를 방문했다. ‘더좋은식구들’이라는 공동체 네트워크 안에 뿌리내린 이 교회는 박재필 교수님께서 10여 년 전 개척한 공동체다.
박 교수님은 신학자이면서 목회자이고, 목회자이면서 신학자이다. <장로회신학대학교>에서 글로컬 사역을 맡아 섬긴다. 무엇보다 교회를 살리는 신학, 삶의 현장을 품는 신학을 꾸준히 탐구하고 실천해 왔다. 그런데 박교수님을 만날 때마다 먼저 다가오는 것은, 주님을 향한 마음이 해를 거듭할수록 더 깊고 넓어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날 강의의 큰 주제는 “Messenger as a Message”였다. 무엇을 말하느냐보다, 어떤 사람으로 서 있느냐가 이미 메시지라는 뜻이다. 박 교수님은 목회를 이렇게 설명했다. 하나님께서 맡기신 사람들을 자신의 모든 것을 통하여 돌보고 성장시키는 육체적이며 영적인 동행이다. 또 목회의 핵심을 Pastor, Place, People이라는 3Ps로 풀어냈다.
목회자는 사람만이 아니라 그 사람이 서 있는 자리와 공동체의 결까지 함께 읽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나는 누구인가”를 먼저 묻고, “우리는 지금 어디에 서 있는가”를 함께 물어야 한다는 말씀도 오래 남았다.
특히 마음을 울린 것은 교회를 敎會이면서 交會이고, 동시에 橋會로 설명한 대목이었다. 교회는 가르치는 곳일 뿐 아니라, 사람이 만나고, 세상과 복음이 이어지는 다리라는 뜻이다. 그래서일까. “멋과 맛, 법과 밥”, 그리고 “밥이 답이다”라는 표현은 한 편의 강의라기보다 한 사람의 목회 고백처럼 들렸다.
결국 목회는 관념의 언어가 아니라, 한 사람을 먹이고 품고 세우는 삶의 언어여야 한다는 뜻일 것이다.
그 말씀은 강의실 안에만 머물지 않았다.
무엇보다 권사님들과 교우들이 손수 만든 비빔밥은 역대 최고의 맛과 정성이 깃든 식사였다. 한 그릇의 음식 안에도 환대와 사랑, 그리고 공동체의 신학이 담길 수 있다는 사실을 그 식탁이 조용히 보여주었다. 어쩌면 그 날의 비빔밥은 “밥이 답이다”라는 말을 가장 맛있고도 진실하게 풀어낸 한 편의 설교였는지도 모르겠다.
<조은교회>가 앞으로도 교회와 세상을 잇는 아름다운 다리로 굳건히 서 가기를 기도한다. 나 역시 나이가 들수록 후생가외(後生可畏)와 청출어람(靑出於藍)의 뜻을 새롭게 배운다.
뒤에 오는 이들이 귀하기에, 그들의 걸음이 이어지는 한 한국교회의 내일도 기대하며 소망한다. - 김지철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