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거룩한 옷, 거룩한 사람”
* 말씀: 출애굽기 29장 1절
사람은 옷을 먼저 본다. 제복을 보면 직업을 떠올리고, 가운을 보면 권위를 연상한다. 예복을 보면 거룩을 생각한다. 우리는 종종 거룩한 옷, 거룩한 언어, 거룩한 분위기를 통해 거룩을 판단하려 한다. 그러나 하나님은 겉모습에서 멈추지 않으신다.
출애굽기 28장에서 제사장 옷을 말씀하신 하나님은, 29장에 이르러 그 옷을 입을 사람을 거룩하게 하라고 명하신다. 옷이 먼저가 아니라, 사람이 먼저다. 거룩한 장식이 아니라, 하나님께 속한 거룩한 사람이 우선이다.
“네가 그들에게 나를 섬길 제사장 직분을 위임하여 그들을 거룩하게 할 일은 이러하니…”(출 29:1)
1. 옷보다 먼저 사람을 거룩하게 하신다
“거룩하게 하다”(카다쉬)는 구별하다, 하나님께 속하게 하다는 의미를 지닌다. 그러므로 거룩은 먼저 윤리의 문제가 아니라 소속의 문제다. 얼마나 깨끗해 보이느냐보다, 누구에게 속해 있느냐가 더 중요하다.
옷은 외적 표지이지만, 위임은 존재의 성별이다. 옷은 역할을 보여 주지만, 사람의 내면까지 바꾸지는 못한다. 그래서 하나님은 거룩한 옷보다 먼저 거룩한 사람을 원하신다. 거룩한 제도보다 거룩한 사람이 먼저다.
2. 거룩한 직분은 속죄와 헌신을 통과한다
제사장 위임을 위해 어린 수소 하나와 흠 없는 숫양 둘을 준비하게 한다(출 29:1). 이것은 제사장이 명예직이 아니라는 뜻이다. 하나님을 섬기는 자도 먼저 속죄를 필요로 하고, 자신을 하나님께 드리는 헌신을 지나야 한다.
그러므로 위임은 단순한 직책 수여가 아니다. 속죄와 헌신을 통과하는 영적 과정이다. 이 과정은 거룩해 보이는 사람이 되기를 원하는 종교적 허영을 꿰뚫어 본다. 하나님은 꾸민 외형보다 다듬어진 내면을 보신다. 하나님께 가까이 가는 길은 언제나 은혜를 통과한다. 동시에 자기부인의 길이기도 하다. .
3. 아론의 옷을 넘어 그리스도의 거룩으로
아론은 거룩하게 되어야 했고, 제사를 통해 위임을 받아야 했다. 자기 죄를 위한 속죄도 필요했다. 그러나 예수님은 본래 거룩하신 분이시며, 죄 없으신 참된 대제사장이시다(히 4:15: “모든 일에 우리와 똑같이 시험을 받으신 이로되 죄는 없으시니라.“). 아론은 거룩한 옷을 입었지만, 예수님은 우리에게 거룩한 생명을 입히신다. 그러므로 오늘 말씀은 단지 제사장 제도의 규례가 아니다. 장차 오실 참된 중보자이신 그리스도를 미리 비추는 그림자다. 그 그림자의 실체는 언제나 예수 그리스도이시다.
* 마무리하며 - 김지철 목사
오늘 우리도 이 질문 앞에 서야 한다.
“나는 진정으로 하나님을 섬기고 있는가, 아니면 하나님을 섬긴다는 이름으로 자기 영광을 취하고 있는가?”
교회가 먼저 구해야 할 것은 더 화려한 형식이 아니라 더 거룩한 존재다. 더 큰 직함이 아니라 더 맑은 영혼이다. 하나님은 사역의 기술자보다, 먼저 하나님께 속한 사람을 원하신다. 그리고 그 길의 중심에는 언제나 예수 그리스도가 계신다. 그분은 우리를 위해 “성문 밖에서” 고난을 당하신 분이시기 때문이다(히 13:12: “그러므로 예수도 자기 피로써 백성을 거룩하게 하려고 성문 밖에서 고난을 받으셨느니라“).
** 기도문
거룩하신 하나님,
겉모습의 경건에 머물지 않고,
하나님께 속한 사람이 되게 하소서.
거룩한 옷을 입는 일보다
거룩한 마음을 지니는 일을 더 소중히 여기게 하소서.
참된 대제사장이신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를 새롭게 하시고,
우리 삶 자체가 거룩의 열매가 되게 하옵소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