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외로운 농부
- R.S.토마스
언덕 위의 불쌍한 농부가 초원에서 길을 잃었네.
뭔가 움직임이 있어 위를 쳐다 보았지만,
그가 본 것은 바람이 지나가는 소리뿐이었네.
공기에 실려 온 여러 목소리가 들렸네.
어디지? 어디야?
두리번거렸지만 조잘대며 흘러가는 시냇물이
부드럽게 속삭이는 혼잣말이었을 뿐이었네.
한번은 봄에 그가 오솔길을 따라 걷고 있을 때
깜박 속았던 적이 있었네,
나뭇잎 사이로 들려오는 새된 휘바람 소리였는데
잠깐 기다려, 잠깐 기다려,
라고 부르는 네 개의 빠른 음조로 들렸네.
그가 돌아섰는데 아무도 없었네. 개똥지빠귀 한 마리가
가시덤불에서 목청을 가다듬고 있었을 뿐이네.
그는 스스로를 꾸짖었네, 정신 차리라고.
언덕 위의 불쌍한 그 농부, 더 자주
멈추어 서서 뚫어지게 보고 귀 기울였지만, 소용없었다네.
애타게 원하는 마음은 그의 귀를 배신했다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