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는 피어나고 싶다
- 박노해
예쁜 꽃을 좋아하던 나는
마침내 작은 꽃집 주인이 되었다
꽃처럼 아름답게
꽃처럼 향기 나게 살자던 나
그러나 세상의 모든 꽃은 처절했다
아침부터 밤중까지 더 예쁘게
더 멋지게 더 친절하게
나의 솜씨와 화사한 미소까지가
손님 끄는 경쟁이 되어야 했다
나의 친절과 꽃 같은 웃음은
이웃을 패배시키는 무기가 되고
욕심을 숨긴 내 미소와 친절
이 포장된 꽃들이 꽃들이
나는 싫다
내가 싫다
나는 피어나고 싶다
나에게도 너에게도
꽃처럼 아름답게
꽃처럼 향기롭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