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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는 뜬 적도 진 적도 없다 - 곽노순 해가 뜨느니 지느니 하지만 뜬 적도 진 적도 없다. 다만 세상이 돌고 있을 뿐이다. 인생이 태어나느니

ree610 2026. 5. 21. 06:48

해는 뜬 적도 진 적도 없다

- 곽노순

해가 뜨느니 지느니 하지만
뜬 적도 진 적도 없다.
다만 세상이 돌고 있을 뿐이다.
인생이 태어나느니 죽느니 하지만
육체라는 스크린에 그렇게 투영될 뿐
뜨지도 지지도 않는 빛이
인간의 본질이다.
이를 영혼이라고 한다.

보름달이라 할지라도 달의 뒷면은 우리에게 가리어 있다.
하느님이 그리스도를 통해
자신의 어떠하심을 계시하셨음에도
감추어진 뒷면을 지니고 계신 것이다.
보인 면과 영원히 아니 보이는 면 -
이 두면을 지녔기에 하느님은 하느님인 것이다.
이것이 “아버지는 아들보다 크다”고 하신
예수의 말의 뜻이다.

달 표면이 넓어졌다 줄었다 하는 것은
그렇게 보일 뿐
달은 언제나 공으로 지구 주위를 돌고 있다.
하느님이 우리에게 얼굴을 보이셨다 감췄다 함도
우리 주위를 돌고 있기 때문이지
그믐일지라도 거기 게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