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와 신학/영성

속건제란 무엇인가? _ 손상된 관계를 회복하는 예배 - * 말씀: 레위기 5:14~6:7; 7:1~6

ree610 2026. 4. 3. 06:57

속건제란 무엇인가? _ 손상된 관계를 회복하는 예배 -
* 말씀: 레위기 5:14~6:7; 7:1~6

속건제(guilt/compensation offering)는 종종 속죄제(sin offering)와 혼동된다.
두 제사는 서로 맞닿아 있지만, 강조점은 다르다. 속죄제가 죄로 인해 생긴 오염을 다룬다면, 속건제는 죄가 남긴 손상을 다룬다. 죄는 단지 마음의 불편함이나 감정의 가책으로 끝나지 않는다. 그것은 하나님과의 관계, 그리고 이웃과의 관계에서 실제적인 상처와 손해를 남긴다. 속건제는 바로 그 손상을 배상함으로써 다시 질서를 세우게 하는 예배이다.

1. 하나님의 것을 침해한 죄는 어떻게 회복되는가?

레위기 5장 14-19절은 ”여호와의 성물에 대한 부지중의 범죄“를 다룬다. 여기서 성물이란 하나님께 구별되어 하나님께 속한 것들이다. 성소의 구별된 음식이나 물건들, 하나님께 드려야 할 십일조, 첫 열매 등이 이에 해당한다. 성물에 대한 범죄란 하나님께 속한 것을 함부로 속되게 다루거나 침해하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이것이 부지중에 저질러진 경우라도 책임이 면제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속건제는 숫양을 드리는 것에 그치지 않고, 그 손실에 대하여 오분의 일을 더하여 갚게 한다(16절)

2. 이웃에게 입힌 피해는 어떻게 회복할 것인가?

레위기 6장 1-7절은 이웃에 대한 속임, 착취, 횡령의 경우를 다룬다. 먼저 피해자에게 원금에 오분의 일을 더해 갚아야 한다. 그리고 그 후에야 하나님께 제물을 드린다. 이 순서는 매우 중요하다. 이웃에게 거짓을 행하는 것은 곧 하나님께 대한 불성실이다. 따라서 이웃에 대한 실질적 배상 없이 하나님 앞의 예배는 완결되지 않는다.
예수님의 말씀이 자연스럽게 떠오른다. ”예물을 제단 앞에 두고 먼저 가서 형제와 화목하고 그 후에 와서 예물을 드리라“(마 5:24). 수직적 화해와 수평적 화해, 이 두 축이 함께 세워질 때 비로소 참된 샬롬이 회복된다.

3. 속건제는 어떻게 공동체를 다시 세우는가?  

레위기 7장은 속건제 처리 규정을 다룬다. 제물의 피는 제단에 뿌리고, 기름은 불사르며, 고기는 제사장에게로 돌아간다. 여기에는 중요한 뜻이 있다. 죄의 문제와 회복의 과정이 거룩한 공동체의 질서 안에서 공적으로 다루어진다는 것이다. 그것은 공동체의 거룩과 질서를 다시 세우는 예배이다.

이는 이사야 53장 10절에서 절정을 이룬다: “그의 영혼을 속건제물로 드리기에 이르면” 예수 그리스도의 죽음은 하나님의 거룩을 침해한 인간의 죄와 빚을 대신 감당하신 사건이다. 대제사장이신 예수 그리스도는 제물을 드리신 분이실 뿐 아니라, 친히 제물 자체가 되셨다(히 7:27). 우리의 죄책도, 우리의 빚도, 우리의 깨어진 관계도 마침내 그분 안에서 종결된다.

* 마무리하며 - 김지철 목사

예배는 단지 죄책감을 덜어내는 종교적 행위가 아니다. 예배는 하나님과 이웃과의 깨어진 것들을 되돌려 놓으려는 진지한 결단에서 시작된다. 속건제의 틀은 예수님의 십자가에서 완성되었고, 지금 우리의 일상 안에서 계속된다. 그러므로 속건제는 오늘 우리에게 묻는다.
“나는 하나님의 거룩을 가볍게 여기고 있지 않은가?”
“나는 이웃에게 입힌 손상을 실제로 갚으려는 용기를 가지고 있는가?”

** 기도문

거룩하신 하나님,
우리는 알게 모르게 주님의 것을 가볍게 여기며 살아왔습니다.
우리 손과 발이 남긴 손상들을 외면하지 않게 하소서.

하나님 앞에서는 참된 회개의 예배를 드리게 하시고,
이웃 앞에서는 진정 어린 보상의 삶을 살게 하소서.  

그리하여 수직으로는 하나님과 화해하고,
수평으로는 이웃과 화해하는 삶을 살게 하옵소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