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논평]
괴물을 키운 한국 교회, ‘윤리 없는 영성’의 처참한 파산
이혜훈 전 의원의 공직 지명 철회와 그 과정에서 드러난 추문들은 단순히 한 정치인의 낙마라는 개인적 실패를 넘어선다. 이는 한국 보수 교회가 공고히 쌓아 올린 ‘성공 지향적 영성’이 얼마나 부패하고 허망한 것인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상징적 사건이다. 한국 교회는 이제 인정해야 한다. 우리는 세상의 빛과 소금이 아니라, 종교의 외피를 두른 채 탐욕을 정당화하는 '괴물'들을 길러내고 있었던 것은 아닌가.
1. ‘신앙’이라는 이름으로 분칠한 ‘세속적 욕망’
청문회 과정에서 제기된 아파트 편법 분양, 보좌관에 대한 갑질, 자녀의 부정 입학 의혹 등은 평범한 시민의 상식으로는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수준의 것들이다. 더욱 참담한 것은 이러한 의혹의 당사자가 한국 교회의 보수적 가치를 대변해온 상징적 인물이라는 점이다. 주일에는 거룩한 예배자로, 평일에는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편법과 군림을 일삼는 이중성은 한국 교회가 가르쳐온 ‘영성’에 치명적인 결함이 있음을 증명한다. 윤리가 거세된 영성은 신앙이 아니라, 추악한 욕망을 감추기 위한 ‘분칠’에 불과하다.
2. 한국 교회, 성공하면 ‘축복’이라 가르쳤던 오만의 결과
이혜훈이라는 정치인의 '비루한 변명' 뒤에는 그를 떠받들어온 한국 교회의 일그러진 성공주의가 있다. 한국 교회는 그간 공적인 영역에서 기독교인이 승승장구하는 것을 ‘하나님의 영광’으로 치부하며, 그 과정에서의 도덕적 흠결에는 눈을 감아왔다. 권력을 쥐고 높은 자리에 오르는 것이 곧 축복이라는 서사는, 결국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기득권을 탐하는 기독교인을 양산했다. 교회는 그를 검증하고 경책하기보다, 교회의 이익을 대변해 줄 ‘우리 편’이라는 이유로 맹목적인 지지를 보냈다. 이 사태의 책임은 괴물을 키워낸 교회 공동체 전체에 있다.
3. 종교 생활의 허무와 무너져 내린 도덕적 권위
하나님을 두려워한다는 고백이 무색하게, 사람(보좌관)을 수단으로 대하고 공정의 가치(부정 입학 의혹)를 훼손하는 삶에서 어떤 신앙의 향기를 맡을 수 있겠는가? 행함이 없는 믿음은 죽은 것이라는 성경의 준엄한 경고는 이혜훈 전 의원뿐만 아니라 한국 교회 전체를 향하고 있다. 기득권 수호와 진영 논리에 매몰되어 사회적 약자의 고통에 공감하지 못하고, 오히려 보편적 시민 윤리에도 미치지 못하는 집단으로 전락한 교회의 모습은 대중에게 깊은 혐오만을 안겨줄 뿐이다.
결론: 껍데기뿐인 신앙을 버리고 '참회'의 길로 나서라
한국 교회는 한 번 더 무너져 내렸다. 하지만 이 무너짐은 철저한 자기부정과 회개가 뒤따른다면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다. 이제는 ‘높은 곳’을 향하는 권력 지향적 종교 놀음을 멈춰야 한다. 삶의 현장에서 정직과 공의를 실천하지 못하는 영성은 쓰레기통에 던져져야 마땅하다.
이혜훈 전 의원의 낙마는 한국 교회가 쌓아 올린 바벨탑이 무너지는 신호탄이다. 교회는 이제 세상 앞에 고개를 숙이고, 자신들이 길러낸 열매가 얼마나 써디쓴 것인지를 뼈저리게 반성해야 한다. 윤리 없는 영성은 죽었으며, 그 빈자리를 채워야 할 것은 오직 처절한 '자기 갱신'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