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상이 주지 못하는 ‘나의 평안’!
* 말씀: 요한복음 14장 27절
역사는 두 밤을 기억한다.
하나는 베들레헴의 밤, 천사들이 평화를 노래한 밤이다.
"지극히 높은 곳에서는 하나님께 영광이요 땅에서는 하나님이 기뻐하신 사람들 중에 평화로다"(눅 2:14)
또 하나는 예루살렘의 밤, 예수님이 십자가를 앞두고 평화를 유언으로 남기신 밤이다.
"평안을 너희에게 끼치노니 곧 나의 평안을 너희에게 주노라"(요 14:27)
첫 번째 밤에 평화는 약속으로 선포되었고, 두 번째 밤에 평화는 유산으로 전달되었다. 베들레헴과 다락방 사이에는 33년의 시간이 흐른다. 그 사이에 예수님은 천사가 노래한 그 평화를 몸소 살아내셨고, 십자가로 완성하셨으며, 제자들에게 물려주셨다.
성탄절은 평화 그 자체가 육신을 입고 이 땅에 오신 날이다. 천사가 노래한 평화가 '하늘의 약속'이라면, 예수님이 주시는 ‘나의 평안’은 십자가를 통과한 현실이다.
평화로 오신 예수님, 평화로 사신 예수님, 평화를 남기신 예수님이시다.
1. 구유에서 시작한 평화
예수님은 왕궁이 아니라 마구간에서 태어나셨다. 로마 제국이 로마의 평화(Pax Romana)를 군대와 권력과 법으로 강요할 때, 하나님은 가장 약한 모습으로 평화를 시작하셨다. 구유는 이미 십자가를 예표한다. 구유는 나무였고, 십자가도 나무였다. 강보는 수의를 예고한다. 베들레헴의 첫 울음은 골고다의 마지막 부르짖음을 향해 간다. 평화의 탄생은 곧 고난받는 평화였다.
천사들이 노래한 평화는 세상의 평화와 다른 종류의 평화였다. 세상은 평화를 갈등의 부재로 정의한다. 하지만 성경은 평화를 관계의 회복으로 선포한다. 요한복음 14장에서 예수님이 선물하신 평화는 천사가 선포한 그 약속의 성취였다.
2. 십자가를 통과한 평화
평화는 결코 공짜가 아니었다. 평화와 피가 만나는 자리, 그것이 십자가다. 천사가 노래한 평화는 아름답지만, 그 이면에는 피의 희생이 숨어 있다. 예수님은 자신의 생명으로 그 값을 지불했다.
평화는 선물이지만, 예수님이 자기 생명을 내놓는 값비싼 대가를 치렀다.
"평안을 너희에게 끼치노니 곧 나의 평안을 너희에게 주노라"
"나의 평안"이라는 소유격이 핵심이다. 이것은 예수님 자신에게 속한 평안, 아버지와의 완전한 일치에서 흘러나오는 평안이다. 베들레헴에서 천사가 노래한 평화는 예수님 안에서 인격화되었다. 평화는 더 이상 추상적 개념이 아니다. 평화는 한 인격 예수 그리스도이시다. 그래서 평화는 하나님의 선물이며, 동시에 예수 그리스도 자체가 평화이시다.
3. 순환하는 평화
이 평화는 하늘에서 땅으로(눅 2:14),
다시 땅에서 예수님으로(요 1:14), 이어서 예수님에서 제자들로 흐른다(요 14:27).
부활하신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다시 평강을 선포하시고(요 20:19), 제자들에서 세상으로 흘려보내신다(요 20:21). 하나님이 주시는 평화는 하강하고, 체화되고, 전달되고, 확산된다. 이것이 평화 복음의 운동이다.
세상은 여전히 평화를 ‘만들라’고 말한다. 그러나 복음은 예수님을 통해 성취된 평화를 ‘받으라’고 말한다. 그리고 받은 평화를 세상을 향해 다시 ‘흘려보내라’고 명령한다.
* 마무리하며 - 김지철 목사
오늘 성탄절 전야, 누가복음 2장 14절과 요한복음 14장 27절을 읽으면서 천사의 노래와 예수님의 음성을 들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주님의 사람 한 분 한 분 자기 이름을 이렇게 넣어보고 읽어보면 어떨까요?
“지극히 높은 곳에서는 하나님께 영광이요, 땅에서는 하나님이 기뻐하신 사람 (나의 이름)에게 평화로다”
“평안을 (나의 이름)에게 끼치노니, 곧 나의 평안을 (나의 이름)에게 주노라”
이것이 성탄의 복음이다.
평화로 오신 분, 평화로 사신 분, 평화를 남기신 분, 오늘도 평화로 임하시는 분, 그 이름 예수 그리스도. 우리의 주님, 우리의 기쁨이시다!
** 기도문
평화로 오신 예수님,
성탄의 밤에 천사의 노래를 듣게 하시니 감사합니다.
십자가를 앞두고도 ‘나의 평안’을 선물하시니 감사합니다.
부활하신 예수님이 ‘평강이 있을지어다’ 선포하셨듯이,
우리 가정과 공동체와 일터에도 그 평강을 흘려보내게 하소서.
평화로 오신 분, 평화로 사신 분, 평화를 남기신 분,
오늘도 주님의 평화를 품고 세상을 향해 나가게 하옵소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