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지 가지?
- 정진혁
아무 작전도 없이 작전역에서 내렸다
나의 무작전이 의심스럽고 어려웠다
시간이 지하도에 버려진 정보지처럼 접혀 있었다
어디로 가지
지하도에는 제각각의 발자국 소리들이 어디론가 향하고 있었다 계단도 향하고 가방도 향하고 껌 씹는 얼굴도 향하고 시계도 향하고 걸음도 향해 갔다
나는 보랏빛 원피스를 입은 여자의 궁둥이를 향해 갔다
4번 출구에서 매미 소리가 요란했다
거리에는 커피향이 오후 3시를 향해 가고 있었다
어디로 가지
주머니 속 지폐를 만지작거렸으나
저 대답을 살 수가 없다
벚나무 아래서 얼굴이 까만 할머니가 가지를 팔고 있었다
가지 사요 가지
그냥 가지 말고 가지 좀 사요
보랏빛 가지
한 바구니 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