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마”- 여행과 사랑
- 리울 김형태
여행은
떠난 만큼만
돌아오면 된다.
길은
발의 기억을 잃지 않고,
저녁이면 모든 풍경은
집 쪽으로 몸을 기울인다.
그러나 사랑은
돌아설수록
더 멀어지는 길.
한 걸음 접으면
그리움은 두 걸음 자라고,
시간은 상처를 지우지 못한 채
흉터만 깊게 새긴다.
그래서 어떤 사랑은
계절을 놓친 철새처럼
끝내
귀로를 잃는다.
지금,
내 마음은 장마...
하늘이 비를 버리지 못하듯
나 또한
한 사람을
끝내 흘려보내지 못한다.
젖은 바람 하나에도
오래 접어 두었던 이름이
빗물처럼 번지고,
침묵은
가슴을 흐르는
강이 된다.
그제야 안다.
여행은
집으로 돌아오는 일이지만,
사랑은
돌아갈 마음마저
한 사람에게
내어주는 일이라는 것을.
그래서
여름은
더위로 오는 것이 아니라,
돌아오지 않는 이름 하나를
오래,
비로 품고 사는 일...
* 시 원문 : https://cafe.daum.net/riulkht/HrtI/65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