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생님의 가르침, 좋은 교육으로 갚겠습니다>
취임식 날, 제 마음에 오래 남을 선물을 받았습니다.
은사이신 한완상 전 장관님께서 취임 축하와 함께 뜻깊은 선물 두 가지를 건네주셨습니다. 오래된 책 『유관순전』, 그리고 유관순 열사의 글귀가 새겨진 컵이었습니다.
“나라를 위해 바칠 목숨이 오직 하나밖에 없다는 것이 나의 유일한 슬픔이다.”
선생님은 이 문장을 소개하며,
참된 교육이란 단순히 지식을 전하는 데 그치지 않고, 한 사람의 말과 행동이 타인에게 어떤 파장을 남기는지를 헤아리게 하고, 그 아픔에 공감하며 시대의 책임을 자기 일처럼 받아들이는 마음을 길러주는 것이라 말씀하셨습니다.
학교라는 공간의 크고 작은 일들을 마주할 때마다, 이 말의 무게를 새삼 되새기게 됩니다.
선생님의 축사는 따뜻했고, 위트가 넘쳤고, 무엇보다 깊었습니다.
“우리 학생이 교육감이 된 게 얼마나 자랑스러운지 모른다”는 말씀에,
가슴이 뭉클해지기도 했습니다.
서울시교육감이라는 무거운 자리에 있지만, 한완상 선생님 앞에서 저는 여전히 스무 살 제자입니다. 선생님의 말씀을 들을 때마다 다시 학생이 되는 것 같습니다. 학문을 배웠던 시간, 시대를 바라보는 눈을 배웠던 시간, 지식인이 어떤 마음으로 현실 앞에 행동해야 하는지를 배웠던 시간이 떠오릅니다.
이 책과 컵을 늘 곁에 두고 선생님의 가르침과 유관순 열사의 마음을 함께 떠올리겠습니다.
학생들이 더 많이 알고, 더 깊이 느끼고, 더 넓게 공감하는 사람으로 자라날 수 있도록 힘쓰겠습니다. 역사 앞에 부끄럽지 않고, 서로의 아픔을 외면하지 않으며 서로를 헤아릴 줄 아는 교육을 해나가겠습니다.
선생님, 감사합니다.
늘 부족한 제자이지만, 선생님 가르침에 부끄럽지 않은 교육감이 되겠습니다. - 정근식 서울시교육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