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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마목* - 이규보 내 옛사람께 들었네 벗들 사이 귀한 건 격려하는 일 도덕을 서로 갈고 또 갊은 옥의 티를 없앰과 같다고. 슬프다 너는

ree610 2026. 5. 1. 06:22

상마목*

- 이규보

내 옛사람께 들었네
벗들 사이 귀한 건 격려하는 일
도덕을 서로 갈고 또 갊은
옥의 티를 없앰과 같다고.

슬프다 너는 이와 달라
서로 갈면 도리어 살을 상케 하누나.

남산의 교나무와 가래나무*
굽어보고 쳐다봄이 부자와도 같다는데
또 들으니 교양나무는
동쪽 가지와 서쪽 가지가 서로 사양한단고.

너는 다행히 한 뿌리에서 태어났는데
무슨 탓으로 서로 원수가 되었느냐.
밤낮으로 부딪혀 싸워
껍질이 다 상해 없어졌구나.

소리 또한 불평을 토해 내는 듯
스산한 바람을 일으키는 듯

이 나무에 좋은 열매 있다지만
나는 먹기를 바라지 않노니
종을 불러 당장 찍어
땔나무 보내려 하노라.

벗의 도리 사라진 지 이미 오래나
이 어찌 좋은 경계가 되지 않으랴.

*1상마목, 일명 마우목이라고 한다.
*2교나무는 아버지의 도리를, 가래 나무는 아들의 도리를 상징한다.
*3교양나무, 한 해는 동쪽 가지가 왕성, 다음해는 서쪽 가지가 왕성하다 하여 겸허한 태도를 상징하는 나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