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유 세계로의 초대장, 죽음과 살아감:
1. 주말 텍사스 나의 집 뒷뜰과 앞마당에 눈이 하얗게 쌓였다. 텍사스에서는 보기 드문 광경이다.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폭력, 죽음, 아우성까지 뒤덮는 듯, 눈은 이 세상을 모두 하얀색으로 덮었다. 나의 대학은 문을 닫았고, 사람들은 대부분 자신의 거주지에서 은둔 생활을 하는 주말이다. 우리의 통제-너머에서 세상을 덮은 눈은, 소란했던 세계를 돌연한 고요함의 세계로 전이시킨다. 이러한 예상치 않았던 고요와 정적은, 돌연히 사유의 세계로의 초대장이 된다.
2. 눈으로 덮여 돌연히 다른 세계로 전이된 창밖 풍경을 바라보면서, 접하게 되는 죽음의 소식들을 생각한다. 내가 아는 이의 죽음, 그리고 모르는 이의 죽음—이 죽음들은 이 세계에서 그 무엇으로도 ‘대체불가능한 얼굴’의 죽음이라는 점에서 각기 다른 의미에서 고유한 “세계의 종말”이다. 데리다는 매 순간 죽음에 대하여 생각하지 않은 순간은 없다고 한다. 죽음에 대하여 생각하는 것은, 결국 살아감에 대하여 생각한다는 것의 의미를 지닌다.
3. 이 살아감에 무엇이 소중한 것인가.
불필요한 집착들을 떨쳐버리는 연습을 매일 해야 하는 것, 물질이나 그 어떤 권력으로 살 수 없는 자신만의 ‘소중한 것’을 찾아내고, 지켜내고, 가꾸는 것—‘죽음’을 품고서 살아가는 우리 각자에게 매 순간 상기시키는 것은 살아남은 우리의 엄숙한 과제다. - 강남순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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