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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링컨, 그리고 트럼프의 리더십> 1. 한국 대통령이 미국 땅에 있다. 그 어느 때보다도 중대한 사건이다. 그런데 미국을 방문하여

ree610 2025. 8. 26. 15:34

<이재명, 링컨, 그리고 트럼프의 리더십>

1. 한국 대통령이 미국 땅에 있다. 그 어느 때보다도 중대한 사건이다. 그런데 미국을 방문하여 트럼프와 만나고 있는 이재명 대통령을 보면서, 나의 기대와 예상을 훌쩍 넘어서는 감동을 받았다. 트럼프와 비교도 안 될 만큼 노련하면서, 정치가로서 요청되는 면모를 골고루 발휘하고 있는 모습이었다. 이재명-트럼프 만남을 보면서 떠오른 인물이 있다. 바로 링컨이다.



2. 나는 2017년부터 내 학교에서 “코즈모폴리턴 리더십 (Cosmopolitan Leadership)”이라는 과목을 목회학 박사 과정 학생들을 주 대상으로 가르쳐 오면서 리더십에 관한 다양한 이론들을 조명해 왔다. 링컨은 미국 역대 대통령 중 가장 많은 책이 써진 지도자이며, 그에 관한 책은 예수 다음으로 많다고 한다. 오늘 이재명 대통령과 트럼프의 만남을 보면서, 그가 링컨 리더십의 주요 특성을 골고루 갖추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

3. 링컨 리더십에 관한 심층적 분석을 한 여러 학자가 내놓은 링컨 리더십의 세 가지 특성이 있다. 물론 학자마다 그 강조점이 조금씩 다르다. 예를 들어서 다음 세 학자가 내어놓은 링컨 리더십의 ‘세 가지 특성’의 내용은 겸손-공감-유머감각 ( Doris K. Goodwin), 도덕적 비전-언어적 힘 (rhetorical power)-유머 감각 (Ronald C. White), 그리고 인내력-결단력-유머감각 (Michael Bescheloss)이다. 그런데 이들 학자가 해석하는 링컨 리더십의 특징 중 공통분모가 있다. 바로 유머 감각 (sense of humor)이다. 우리가 흔히 생각할 때는 별로 중요한 것 같지 않은 ‘유머 감각’이 왜 링컨 리더십에서 중요한 요소가 되는가.

4. 지도자는 갖가지 갈등, 분쟁, 긴장 한가운데에서 다양한 결정과 방향 설정을 해야 한다. 유머 감각은 이러한 상황에서 불필요한 긴장과 갈등적 분위기를 완화하고 서로에 대한 신뢰를 조금씩 회복하게 하고, 각자의 ‘인간성’을 발현하는 미소를 짓고, 웃음을 웃게 하는 중요한 완충제 역할을 하는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이렇게 미소와 웃음을 함께 나누는 과정에서 서로의 연결고리를 형성함으로서 ‘동료의식’을 점차적으로 확장하는 역할도 한다. 트럼프와의 만남에서 보인 이재명 대통령은 지도력 관련 학자들이 뽑은 링컨 지도력의 특성들을 골고루 드러내고 있었다.

5. 트럼프 대통령이 회담 몇 시간전 소셜 미디어에서 한국에서 ‘숙청이나 혁명이 벌어지는 듯하다’고 해서, 모두 긴장하면서 이 두 지도자의 대담에 대하여 우려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런데 이재명은 “북한에 트럼프 타워를 세워서 같이 골프도 치자”고 유쾌하게 제안해서 트럼프를 포함해 모두에게 웃음을 주었다. 이어서 트럼프에게 “평화의 메이커 (peacemaker)” 로서의 트럼프의 역할을 강조하면서, 자신은 “페이스 메이커 (pacemaker)”가 되겠다고 함으로서 매우 유연한 외교 감각과 협력 태도를 보여주었다.

6. 이재명 대통령이 트럼프가 어떤 정치가인지 몰라서 이러한 말을 했다고는 생각할 수 없다. 다만 세계 정치구도에서 여전히 ‘신제국’이라 불리는 “미국의 역할”이 평화를 일구는데에 여전히 핵심적인 역할을 하기에 어찌보면 그 신제국으로서의 미국이 “피스 메이커”의 역할을 해야 한다는 당위성을 트럼프에게 유머를 통해서, 그러나 강력하게 전하는 것이다.


7. 링컨은 “노예제도 폐지”라는 도덕적 목표를 명확하게 가지고 있으면서도, 상황에 따라서 유연한 외교적 전략을 구사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한반도 평화”라는 분명한 정치외교적 비전을 제시하면서, 동시에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전략적으로 유연하게 움직이며 실용 중심의 외교 전략을 펼치고 있는 것이다.  

8. 이재명 대통령이 계속 당당하게 자세를 바로하고 회담에 임하면서 시종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만드는 유머감각을 발휘하는 모습은, 구부정하게 앉아서 흐트러진 자세의 트럼프와 대조를 이루었다. 언제나 자기 과시적이고 공격적인 발언으로 권위와 자신의 영향력을 과시하는 트럼프와 너무나 대조적으로, 이재명 대통령은 관계와 협력 중심의 유머감각을 발휘하고 있었다. 그의 수사법 (예를 들어서 “peacemaker-pacemaker” 등)은 그가 트럼프는 물론 국제정치 관계에서 미국과 한국의 다층적인 위치성을 치밀하고 치열하게 연구했다는 생각이 들게 한다.


9. 한국 땅의 98배가 되며 거대한 ‘신제국(Neo-Empire)’ 이라고 불리는 ‘미국’이라는 나라에서, ‘아주 작은 나라’ 에서 온 이재명 대통령의 존재감은, 나의 시각에서는 트럼프의 존재감을 압도하는 것으로 보였다.
  링컨의 리더십을 떠올리도록 만드는 한국의 새로운 대통령, 그 이재명 대통령이 임기동안 한반도 평화는 물론, 한국 사회에서 주변부적 삶을 살아가는 이들이 평등한 인간으로 대우받는 시대의 문을 활짝 열게 되기를 염원한다. - 강남순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