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장환 목사님, 이영훈 목사님, 예수 믿으세요
- 김근수 (해방신학연구소장)
채 상병 순직 사건을 수사 중인 특검이 김장환 목사와 이영훈 목사를 압수 수색했다. 이에 대해 한국교회 총연합(한교총. 김종혁 대표회장)이 7월 22일 성명을 발표했다. 한국교회총연합은 성명서에서 특검의 김장환 목사와 이영훈 목사 압수 수색이 교회의 신성을 침해하였다고 주장하였다.
교회의 신성이라니? 그리스도교는 예수의 신성을 고백하고 존중하지만, 교회의 신성을 주장하진 않았다. 사도신경에도 교회의 신성은 언급되지 않았다. 그리스도교 역사에서 교회의 신성을 주장한 개인과 집단은 이단으로 취급받았다. 한국교회총연합은 스스로 이단이라고 자백했는가.
김장환 목사와 이영훈 목사를 압수 수색한 것이 한국 개신교 전체를 압수 수색한 것은 아니다. 김장환 목사와 이영훈 목사는 십 만명이 넘는 한국 개신교 목사중에 두 사람에 불과하다. 김장환 목사와 이영훈 목사가 한국 개신교 전체를 대표하지도 않고, 교회와 동일시되는 것도 아니다.

특검의 김장환 목사와 이영훈 목사 압수 수색이 종교 탄압이라고 우기는 사람들이 있다. 정말 그런가. 지금 대한민국에 종교 탄압이 정말로 있는가. 만일 있다면, 종교를 탄압하는 그들은 누구인가.
아무리 살펴보아도, 종교 밖에서 종교에게 오는 탄압은 없다. 유일한 종교 탄압은 종교 내부에서 오고 있다. 돈과 권력에 취한 종교가 스스로 자신을 탄압하고 있을 뿐이다. 박해는 없고 자멸은 있다. 돈과 권력에 취한 종교가 종교를 탄압하는 세력이다. 부자들과 권력자들과 가까이 지내는 종교인들 탓에, 돈과 권력에 취한 종교가 나타났다.
입으로는 예수를 전하지만 행동으로 예수를 반대하는 사람들이 있다. 종교를 갖지 말라고, 예수를 믿지 말라고, 온 몸으로 선전하는 사람들이다. 진짜로 예수를 탄압하는 사람은 그런 사람들이 아닐까. 대부분 우리는, 정도의 차이가 있겠지만, 종교를 탄압하는 세력에 속하지 않는가.
** 교회는 악에 물들지 않아야
교회가 세상에 속하지 않는다는 말은 예수를 믿고 따르는 사람이나 공동체가 세상 일에 무관심하다는 뜻이 아니다. 교회는 치외법권 지역이라는 말이 아니다.
국가권력은 교회 부패를 모른 척하고 가만히 있으라는 말이 아니다. 교회를 우상화하거나 절대시하는 말이 아니다. 교회를 악과 관계없는 모임으로 만들라는 뜻이다.
예수는 교회를 세상에서 분리하여 구름 위로 데려가는 것이 아니라 악에서 지켜달라고 하나님께 기도한다 (요한 17,15). 그리스도교는 역사현실에 눈을 감거나 도망치는 종교가 아니다. 세상 경멸, 현실 도피, 체념이란 단어는 그리스도교 사전에 없다.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세상 구원을 위한 하나님 일을 증거하고 선포한다는 점에서 교회는 세상에 대한 책임감을 갖는다. 교회가 세상에 속하지 않는다는 말은 교회가 세상의 악을 따르지 않고 정의를 따르고 진리를 따른다는 말이다. 예수는 교회에게 현실 도피를 추천하지 않고, 복음 전파와 실천을 통해 세상의 악을 이기라고 격려한다 (요한 17,18). 교회는 악의 세력과 정면으로 싸워야 한다.
** 사랑은 희생자를 편드는 실천
예수를 따르는 종교인은 어떻게 하면 정권과 갈등을 피할까 생각하지 말고, 어떻게 하면 불의한 권력과 싸울까 생각해야 한다. 어떻게 하면 권력자들과 친하게 지낼까 생각하지 말고, 어떻게 하면 가난한 사람들과 친할까 생각해야 한다. 어떻게 하면 부자들에게 도움 받을까 생각하지 말고, 어떻게 하면 가난한 사람들을 도울까 생각해야 한다. 어떻게 하면 정치적 판단을 할까 생각하지 말고, 어떻게 하면 신학적 판단을 할까 생각해야 한다.
부자들과 가까이 지내다가 망가지지 않은 목사를 나는 본 적이 거의 없다. 가난한 사람들과 가까이 지내다가 회개하지 못한 목사를 본 적이 거의 없다. 복음 선포는 어쩌면 쉬운 일인지 모른다. 그러나, 복음 선포에 반대하는 악의 세력과 갈등하고 저항하는 일은 쉽지 않다. 불의한 권력과 갈등하지 않는 종교인은, 불의한 권력에게 도움받는 종교인은, 예수의 참된 제자라고 할 수 없다.
김장환 목사와 이영훈 목사는 특검에게 압수 수색 당한 사실을 모욕으로 느낄지 모르겠다. 목사로 수십 년 살면서도 예수를 제대로 따르지 않았던 사실을 자기 자신에 대한 가장 큰 모욕으로 생각해야 하지 않을까.
김장환 목사와 이영훈 목사는 가난한 사람들과 희생자들을 가까이 했는가, 부자들과 권력자들을 가까이 했는가. 불의한 세력에 저항해 왔는가, 불의한 세력을 가까이 해왔는가. 억압받는 백성을 위로하고 억압하는 세력에 저항했던 예수를 정말로 따르고 있었는가. 채 상병의 유가족을 만나 위로한 적은 있는가. 내란 세력과 치열하게 싸워본 적 있는가.
올해 91세의 김장환 목사와 71세의 이영훈 목사는 인생의 저녁 노을을 아름답게 장식하고 싶지 않을까. 신약성서 이 구절을 함께 묵상하자고 김장환 목사와 이영훈 목사에게 간곡하게 말씀드리고 싶다.
“그러나 너에게 나무랄 것이 있다. 너는 처음에 지녔던 사랑을 저버린 것이다. 그러므로, 네가 어디에서 추락했는지 생각해 내어 회개하고, 처음에 하던 일을 다시 하여라.“ (요한묵시록 2,4-5).
우리는, 너나 할 것 없이, 하나님에 대한 우리의 첫사랑을 많이 잃어버렸다.
(시민언론 민들레 칼럼의 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