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학/시

안부 - 양현근 - 저녁노을이 말없이 풀리는 수국색 창가에 서서 그대가 서 있는 곳을 바라보고 또 바라보았습니다 그대 생각하다가 날이 저물

ree610 2026. 5. 15. 07:18

안부

- 양현근 -

저녁노을이 말없이 풀리는
수국색 창가에 서서
그대가 서 있는 곳을 바라보고
또 바라보았습니다

그대 생각하다가 날이 저물고
그러다가
무심한 날의 안부처럼
하루 해가 또 저물었습니다

어느 새 밤은 닿고
나는 그대에게 이르는 길을 찾아
저문 목숨을 서둘러 보지만

서툰 발자국들이 곤곤히
빠져나간 거리에는
그대 처음 만나던 날의
귓볼 파아란 바닷바람처럼

아직은 속살이 성긴 봄바람 한 자락이
발심한 듯 온 세상을
야트막하게 털고 있습니다

그대의 하늘도 저렇듯 적막한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