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와 신학/영성

‘비움’, 그때 열리는 시야! * 말씀: 창세기 13장 14절 세상은 우리에게 '더 채우라'고 유혹한다. 성경은 역설적으로 ‘먼저 비우라'고

ree610 2026. 1. 12. 08:27

‘비움’, 그때 열리는 시야!
* 말씀: 창세기 13장 14절

세상은 우리에게 '더 채우라'고 유혹한다. 성경은 역설적으로 ‘먼저 비우라'고 말씀한다. 우리는 무엇인가 더 얻기 위해 신앙을 시작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하나님은 우리가 소중히 여기는 것을 내려놓는 빈자리에서 당신의 약속을 더 선명하게 들려주신다. 창세기 13장은 그 역설을 한 문장으로 보여 준다: "롯이 아브람을 떠난 후에."

"롯이 아브람을 떠난 후에 여호와께서 아브람에게 이르시되 너는 눈을 들어 너 있는 곳에서 북쪽과 남쪽 그리고 동쪽과 서쪽을 바라보라"(창 13:14).

1. ‘롯이 떠난 후에’(창 13:14)

아브람과 조카 롯의 갈등은 단지 땅이 좁아서도 마음이 넓지 못해서도 아니다. 오히려 땅이 넓어질수록 욕망도 커지는 인간의 본성 때문이다. 가축이 많아지고 종들이 늘어나는 번성은 축복처럼 보이지만, 동시에 경쟁의 불씨가 되었다(창 13:5-7). 아브람은 다툼을 멈추기 위해 먼저 양보한다: "네가 좌하면 나는 우하고 네가 우하면 나는 좌하리라"(창 13:9). 롯은 ‘눈을 들어’ 요단 지역을 본 뒤, 자기에게 유리해 보이는 땅을 택한다. 여기서 '눈을 들어'는 욕망의 시선이 된다. 롯의 떠남은 상실처럼 보였으나, 그것은 하나님의 세미한 음성이 들리기 시작하는 서막이었다. 비로소 아브람의 좁아진 시야는 하나님의 무한한 지평으로 확대된다.

2. ‘눈을 들어’(창 13:10,14)

하나님은 아브람에게 “너는 눈을 들어...바라보라”고 말씀하신다(창 13:14). 같은 동사이지만 다른 세계다. 하나는 인간 선택의 시선, 다른 하나는 하나님 약속의 시선이다. 하나님은 아브람을 '다른 자리'로 옮겨 놓고 말씀하지 않으신다. 지금 그가 서 있는 자리에서 보게 하신다. 우리는 종종 “환경만 바뀌면 다 해결될 텐데"라고 말한다. 그러나 하나님은 때로 환경을 즉시 바꾸지 않으시고, 먼저 관점의 창을 새롭게 여신다.

신앙은 현실 부정이 아니다. 신앙은 현실을 새로 읽는 능력이다. 그래서 ‘눈을 들어’는 단순한 행동 지시가 아니라, 존재의 초대다. 불안과 경쟁과 비교는 시야를 좁힌다. 사람은 상처받을수록 가까운 것에 시선을 붙잡힌다. 바로 눈앞의 평가다. 곧 손해와 이익, 그리고 불확실성이다. 그때 하나님은 말씀하신다: "눈을 들라." 여기에 하나님의 영적 치료법이 있다. 좁아진 시야가 영혼을 병들게 할 때, 하나님은 더 넓은 지평을 보게 하는 방식으로 마음을 회복시키신다.

3. 북남동서: 더 넓은 시야

하나님은 아브람에게 북쪽과 남쪽, 동쪽과 서쪽을 보게 하신다. 네 방향은 우연한 나열이 아니라 전체성의 언어다. 하나님이 주시는 약속은 그 정도면 됐지가 아니다. 하나님은 아브람의 기대를 넘어서는 새로운 지평을 여신다. 그 지평은 소유의 탐욕을 키우는 확대가 아니라, 사명의 통로를 여는 확장이다. 그러므로 창 13:14의 넓은 시야는 "더 크게 가지라"가 아니라 "더 넓게 흘려 보내라"는 소명으로 이어진다. 비움이 시야를 열고, 열린 시야는 결국 삶의 방향을 선교적으로 바꾼다. 좁은 마음으로는 복이 고여 썩고, 열린 마음으로는 복이 흘러 생명을 살린다.

이 비움의 영성은 예수 그리스도에게서 절정을 이룬다: "자기를 비워 종의 형체를 가지사…“(빌 2:7). 그 비움은 패배가 아니라, 하나님의 영광을 세상에 드러내는 길이었다. 아브람은 롯을 떠나보내며 빈자리를 경험하고 복의 통로가 된다. 그러나 예수님은 십자가에서 모든 것을 비우심으로 하나님의 나라를 열어 보이셨다. 십자가는 '포기'가 아니라 하나님 나라를 새롭게 보는 ‘영적인 안경’이다.

** 마무리하며 - 김지철 목사

하나님은 아브람에게 "더 움켜쥐라"고 하시지 않고 "눈을 들어 보라"고 하셨다. 움켜쥠이 강해질수록 시야는 좁아지고, 비움이 깊어질수록 시야는 넓어지기 때문이다. 우리가 내려놓는 것은 하나님을 위한 자리를 마련하는 일이다. 그리고 하나님은 그 빈자리를 하나님의 복으로 채우신다. 이 역설의 비밀을 아는 사람이 바로 우리 믿음의 사람들이다.

** 기도문

'눈을 들라'하신 하나님,
붙들고 있던 것들 때문에 우리의 시야가 협소해졌습니다.
비교와 계산, 불안과 욕심을 주님 앞에 내려놓게 하소서.

"너 있는 곳에서 눈을 들어 보라" 하신 말씀처럼,
지금 우리가 서 있는 자리에서 약속의 눈으로 현실을 다시 보게 하소서.

예수님의 자기 비움과 십자가를 따라,
우리도 소유가 아니라 주님 사랑으로 살게 하옵소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