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학/시

밤비 - 오세영 -   밤에 홀로 듣는 빗소리 비는 깨어 있는 자에게만 비가 된다. 잠든 흙 속에서 라일락이 깨어나듯

ree610 2026. 5. 3. 07:38

밤비

- 오세영 -
 
밤에
홀로 듣는 빗소리

비는 깨어 있는 자에게만
비가 된다.

잠든 흙 속에서
라일락이 깨어나듯
한 사내의 두 뺨이 비에 적실 때
비로소 눈 뜨는 영혼.

외로운 등불
밝히는 밤,
소리 없이 몇 천년 흐르는 강물.

눈물은
뜨거운 가슴 속에서만
사랑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