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활절 속가(俗歌)
- 양성우 -
우리가 그리스도와 함께 죽었으니,
또한 그리스도와 함께 다시 살 것을 믿노라. 로마서6:8
어찌하리 죽은 풀밭에 바람만 일고
그대여 지금도 사람들은 가슴 조이며
하늘만 우두커니 쳐다보는구나
그러나 짐작하라 사금파리 길을
허위허위 알몸으로 쫓길지언정
그 누가 그대의 큰 이름을 모른다고 말하랴
죽은 풀밭에 진눈깨비 내리고
꿈엔들 잊을까? 거친 산비탈
뺨을 맞고 골백번 걷어 채이며
그대 끝도 없이 피 묻은 씨앗을 뿌리고
이제는 검은 불티 허공에 날리는
그대의 뜨거운 가슴 뜨거운 모닥불로
슬픈 넋들은 남모르게 그을리나
그대 듣는가? 어둠 속에서
언 땅을 때리며 부르는 노래를
평생을 목마르고 창끝에 찔리고
천만번나무 끝에 매달린 사람아
그대의 죽음을 아무도 죽음이라고 말하지 않고
그대의 무덤을 아무도 무덤이라곤 말하지 않는다.
몸은 비록 먼지 쓰고 진흙을 밟아도
아아, 그대가 지른 마지막 비명을
아무도 결코 비명이라고 말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그대는 순간에 죽고
그렇지만 영원히 살아났기 때문이리라.
그대 누운 자리 침묵만 깔리고
어디로 갔느냐? 깨어난 사람아
그대의 큰 이름 입을 모아 부르며
어둠 속에 남부여대 이웃들은 떠나고
어찌하리, 아직도 봄이 아니다.
아직도 이땅은 봄이 아니다.
섭섭하여라
그대의 말 발자욱 소리 들리지 않고
손바닥이 닳도록 하늘에 빌어도
오히려 끈끈한 아픔뿐이니,
섭섭하여라, 발 벗은 아이들
살얼음 칼날 위에 어우러져서
혹은 피눈물에 목놓아 울고
이렇게 되면 또 다시 그대여
흰 옷자락 날리며
목소리보다 더 뜨거운 몸으로 오라.
파도가 아니라 오히려 한숨만 밀리는
저문 바닷가에 소리소리 치며,
여기저기 쇠못자욱 아물지 않은
그대의 만신창이의 온몸으로 오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