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의 ‘이혜훈 기용’, 실용의 연금술 인가 정치적 도박인가 - 백승종 박사
정치는 ‘가능성의 예술’이라고 하지만, 때로는 상식을 뒤엎는 ‘파격의 실험’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개혁보수의 상징적 인물 이혜훈 전 의원을 전격 등용했다. 진영의 성벽을 허물고 실용의 영토를 넓히겠다는 이러한 승부수는 우리 정치사에 유례없는 긴장과 기대를 동시에 불어넣고 있다.
* 실용이라는 이름의 병기(兵器)
이 대통령이 ‘보수의 칼날’을 품은 이유는 명확하다. 바로 이혜훈 특유의 차가운 지성과 압도적인 경제 전문성이다. KDI 연구실에서 갈고닦은 이혜훈의 정책적 안목은 이재명 정부가 지향하는 ‘먹고사니즘’의 지도를 그릴 가장 정교한 펜이 될 수 있다.
그의 기용은 단순한 인재 발탁을 넘어 중도층을 향한 강력한 ‘청혼의 메시지’로 해석하고 싶다. "이념의 순혈주의보다 민생의 결과를 우선하겠다"는 이 대통령의 의지는 이질적인 보수 자산을 수용함으로써 비로소 그 진정성의 형체를 갖춘다. 적의 무기를 가져다 아군의 방패로 삼는 고도의 실용주의적 선택이다.
* 섞이지 않는 물과 기름의 숙명
그러나 이 기묘한 동행이 반드시 성공을 약속하지는 않는다. 이혜훈의 내면에 깊이 박힌 보수적 신앙 가치는 이재명 정부가 지향하는 진보적 사회 윤리와 언제든 충돌할 수 있는 휘발성을 지닌다. 사상적 뿌리가 다른 두 거목이 한 정원에 심겼을 때, 서로의 성장을 가로막는 ‘그늘의 경쟁’이 시작될 우려를 지울 수 없다.
지지층의 ‘사상적 멀미’ 또한 극복해야 할 과제다. 양측의 강성 지지층에게 이번 인사는 견디기 힘든 인지부조화를 유발할 수 있다. 대통령의 정교한 정치적 엄호와 이혜훈 본인의 유연함이 제대로 발휘되지 않는다면, 이번의 정치적 실험은 어느 쪽에도 유익하지 못한 ‘차가운 실패’의 기억으로 남겨질 위험이 있다.
* 정치의 연금술, 그 위대한 출발을 응원하며 :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이번의 파격적 인사가 ‘실용의 연금술’로 승화되기를 소망한다. 만약 이 결합이 서로의 다름을 녹여내어 ‘민생 경제의 회복’이라는 금(金)을 만들어낸다면, 한국 정치는 비로소 이념의 노예 상태를 벗어나 명실상부한, 합리적 실용의 시대로 진입할 것이다.
이 대통령의 넓은 품이 이혜훈이란 이질적 보석을 투명하게 갈고 닦아 국정의 왕관에 찬란하게 아로새기기를 바란다. 특이한 그들의 동행이 정치적 수사를 넘어, 대한민국이 진영의 밤을 지나 실용의 아침으로 나아가는 역사적 변곡점이 되기를 진심으로 응원한다. 짐작하건대 성공의 관건은 서로의 날카로움을 무디게 하고 그 빈자리를 ‘정책적 성과’로 채우는 슬기로운 노력에 달려 있다. 평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