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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 실천』 출판기념회가 6월 21일 연세대 루스채플에서 거행되었다. 60여분의 사회 명사들과 지인들께서 참석하셨다. 격려사와 축사를

ree610 2025. 7. 3. 13:14

『정의 실천』 출판기념회가 6월 21일 연세대학교 루스채플에서 거행되었다.
60 여분의 사회 명사들과 지인들께서 참석하셨다. 그날의 격려사와 서평을 공유하며, <정의 실천>이 관심갖는 책이 되기를 기대합니다.

1. 이만열 교수님의 격려사입니다.

안녕하십니까. 오늘 민사네가 간행한 『정의 실천』이라는 책자의 출판기념회를 갖게 되어 큰 기쁨입니다. 여러 어르신께서 참석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민사네는 윤석열 파쇼 정권의 무능과 부패, 독재와 폭정을 종식시키고 공정한 민주사회를 이룩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모인 <민주사회를 위한 지식인 종교인 네트워크>입니다. 민사네 동지들은, 저 제주도에서부터 광주, 임실, 안동, 김천, 대전, 세종, 공주, 수원 등지에서 토요일 오후에 만사제폐하고 태평로와 광화문, 안국동과 서초동 등지에서 검찰독재 부패정권의 퇴진과 민주 공정 사회의 수립을 위해 140여 회나 모여 고민하고 숙의하며 또 외쳤습니다. 우리가 매주 집회 때마다 펼친 펼침막은 윤건희 검찰독재 부패무능정권을 몰아내려는 데에 강력한 메시지를 전하는 역할을 일정하게 했을 것으로 믿습니다.
우리는 거리에서 피케팅만 한 것이 아니고, 이 무능한 독재 부패정권의 본질을 구명하고, 그것을 극복, 새로운 민주 공정 사회를 수립하기 위한 이론적 근거를 마련하는 일에도 고민했습니다. 2022년 이후 140여 회 모여 숙의한 것은 물론이고, 한 달에 한 번씩은 우리의 고민과 시대적 과제를 두고, 때로는 외부 전문가를 모시면서까지 일종의 연찬회 식 학술토론 모임도 가졌습니다. 오늘 출판기념회를 갖는 이 책자는 민사네 동지들의 이러한 개별적인 고민과 집체적인 문제의식이 응축되어 있습니다.
이 책자는 부족하지만, 또한 이 시대를 증언하는 증언록이 될 것이라 믿고 기대합니다. 뒷날 역사가들은 이 암울했던 시대를 조명하는 자그마한 빛을 이 책자들 통해 발견할 수 있을 것입니다.
민사네 동지들! 수고하셨습니다. 우리는 어려운 한 시대에 부끄럽지 않게 살려고 노력했다는 자부심을 가지고, 이 기록을 역사 앞에 내놓습니다. 민사네를 지원해 주신, 그리고 오늘 이곳을 찾아주신 여러 선후배 제현께도 감사와 존경을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2. 민사네 회원이신 안동대 명예교수 임재해 교수님의 서평입니다.

책은 크게 두 종류가 있다. 하나는 단행본류이고 둘은 잡지류이다.
단행본은 서가에 꽂아두고 오래오래 소장하며 보는ㅅ 책이라면, 잡지류는 월간지처럼 시의성에 맞는 여러 갈래의 글과 사진, 만평, 광고 등이 잡다하게 모아져 있어서 제때 보는 것으로 만족한다. 따라서 단행본은 즉시 읽지 않거나 읽어도 버리지 않고 거듭 보기 위해 소장한다. 그런가 하면, 잡지는 즉시 보기 위해 구입하여 일독을 하고 나면 버리기 일쑤이다. 그러므로 단행본은 읽히지 않은 채 서가에 꽂혀 소장될 수 있으나, 잡지류는 즉시 읽히기는 하되 서가의 소장 도서 구실을 하지 못한다.
단행본의 장점이 미래에도 읽을 만한 지식과 작품을 담고 있어서 소장 도서로 보존되며 거듭 읽힌다면, 잡지의 장점은 시사적 관심거리가 많아 즉시 읽혀질 만큼 흥미롭다는 것이다. 그런데 『정의 실천』은 단행본으로서 소장 가치와 잡지로서 즉시 읽을 만한 시사적 관심거리를 함께 갖추고 있다. 윤석열 집권 3년 동안의 폭정과 거기에 맞서 싸운 지식인 종교인의 변혁적 글쓰기 활동을 집약해 놓은 까닭에 두고두고 읽어야 할 소장 도서로서 가치를 지닌 단행본인가 하면, 우리가 지금 여기서 겪은 윤석열의 폭정 내용과 탄핵 전후의 정치적 격동 상황을 현실감 있게 증언한 까닭에 잡지처럼 흥미로운 책이기도 하다.
『정의 실천』은 단행본이지만 한 개인의 전작 저서가 아니라, 변혁적 운동공동체 ‘민사네’(민주사회를 위한 지식인 종교인 네트워크)의 공동저서인데다가 글의 성격도 성명, 논평, 포럼, 산문 등 여럿이어서 잡지처럼 다채롭다.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윤석열의 무도한 권력 행사를 비판하고 그 부당함을 지적하며 즉각 퇴진과 탄핵을 외쳤던 시국성명서와 시국논평 모음집이다. 그런가 하면 현실문제와 밀착된 주제의 포럼 발제문과 토론 내용, 그리고 여러 산문들을 함께 엮은 까닭에 다양한 글 모음집이라는 점에서 잡지다운 성격도 갖추었다.

『정의 실천』의 핵심은 시국성명서와 시국논평이다. 이 둘은 모두 시의성을 지니고 있을 뿐 아니라 윤석열 정권의 부패와 폭주에 대한 비판적 정치 참여 글이라는 점에서 같되, 실제 원고 작성이나 발표 방식에는 차이가 있다. 시국성명서는 ‘민사네’의 공공적 입장을 밝히는 공식 성명서로서 ‘민사네’ 집행부의 원고작성 초안이 먼저 이루어진 다음, 회원들이 원고를 돌려 읽으며 수정하는 등 숙려기간을 거쳐서 발표가 결정된다. 따라서 윤석열 정권의 비리와 문제점을 지적하고 비판하는 데 만족하지 않고 대안과 요구 조건을 강력하게 촉구하는 것이 성명서의 특징이다.
그러나 시국논평은 ‘민사네’ 회원 개인이 작성한 글이다. 회원들이 매주 한 번씩 돌아가며 시국논평을 쓰고 카톡에서 공유하며 수정을 거쳐 페이스북을 통해 발표해 왔다. 쓴이에 따라 구체적 내용은 서로 다르지만, 윤석열의 정치적 횡포에 대하여 비판적 분석을 하고 그 실정을 폭로함으로써 민주화운동을 확산하고 대중화하는데 이바지하는 공통점을 지닌다. 그러므로 성명서가 상대적으로 윤석열의 퇴진을 촉구하는 격문(檄文)으로 선동성을 지닌 글이라면, 논평은 윤정부의 전횡을 격렬하게 비판함으로써 민주시민으로서 반정부 의식을 자각하고 탄핵활동에 연대하도록 설득하는 의식화의 글이라 할 수 있다.
자연히 모든 글은 당면한 시국에 맞물려 쓴 글이어서 시사성이 크고, 즉각적 순발력을 발휘한 시의성이 가장 큰 장점이다. 시국성명이나 논평이 시의성을 놓치거나 실기하게 되면 글의 기능을 상실하게 된다. 따라서 때맞추어 즉각적으로 성명서와 논평문을 시의 적절하게 집필해준 ‘민사네’ 집행부와 회원들의 역량도 놀라울 뿐 아니라, 윤석열이 파면될 때까지 3년에 걸쳐서 끊임없이 지속한 끈기 또한 놀랄 만하다. 게다가 토요일마다 탄핵촉구 촛불집회에 적극 참여하며 시위활동의 수고를 기꺼이 감당해 온 사실도 새겨둘 만하다. 그러므로 책의 저자로서 뿐만 아니라 집회활동까지 열렬하게 해온 ‘민사네’ 회원들은 ‘실천하는 지식인’, ‘정의로운 종교인’, ‘변혁하는 운동인’으로서 우리시대에 살아있는 집단지성의 본보기라 할 수 있다.
『정의 실천』의 가장 큰 장점이 시의성이라면, 둘째 장점은 현장성이다. 언제 어느 상황에서나 해당되는 내용이 아니라, 그때 바로 그 상황 속에서 제기되는 현실문제들을 구체적으로 다룬 까닭에 지금 여기 우리의 문제에 관해 직접 발언하는 현장의 생생한 소리를 담고 있는 것이 이 책의 특징이자 의의이다. 글만 현장성을 지닌 것이 아니라, 회원들이 매주 토요일마다 비가 쏟아지든 눈이 휘날리든 가리지 않고 집회 현장에 나가서 동참하는 현장활동을 지속한 것이야말로 언행일치의 보기를 이룬 ‘민사네’의 자랑이라 하겠다.

셋째 장점은 글의 기능성이다. 글의 목적이 윤석열 정권의 비리와 부정, 모순 등을 고발하면서 윤석열을 하루라도 빨리 퇴진시키고 새 정부를 구성하는 것이다. 따라서 이 책의 내용은 그러한 목적을 추구하는 데 아주 기능적인 구실을 감당했다. 글의 기능은 쓸 때가 아니라 독자가 읽을 때 비로소 발휘된다. 카톡과 페이스북을 통해서 다중과 공유함으로써 글의 기능성이 충분히 발휘되었으며, 이제 단행본으로 출판된 까닭에 계속해서 같은 기능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된다.

넷째 장점은 다양성의 확보이다. 시국논평은 회원 각자의 문제의식에 따라 자유롭게 작성된 글이기 때문에, 시국을 포착하는 개인적 판단과 정국을 비판하는 각도와 깊이가 저마다 다른 독창성을 지닌다. 따라서 여러 필자의 개성이 어우러져 있는 까닭에 한 사람의 일면성이나 편벽성을 넘어서 다양성과 융통성을 획득한 장점이 있다.
다섯째 장점은 집단지성의 실현이다. 공동작인 시국성명서는 물론이거니와 개인작인 시국논평도 집단지성의 산물이라 할 수 있다. 회원 개인의 독자적 원고로서 다양성만 지닌 것이 아니라, 쓴이의 개성을 존중하면서도 함께 읽고 수정하여 민사네 이름으로 발표한 까닭에 일정한 수준의 집단지성이 실현되었다고 할 수 있다. 특히 포럼은 발제문과 함께 토론문을 함께 수록하여 집단지성의 장점을 잘 발휘한 것으로 평가된다.

여섯째, 글이 지닌 시의성의 한계는 일시적 활동에 머물기 일쑤인데, 민사네의 『정의 실천』은 목적을 이룰 때까지 끊임없이 이어나간 지속성의 장점이 있다. 2024년 1월 8일 1차 시국성명에서부터 2025년 5월 1일 5차 시국성명까지 거듭되었으며, 시국논평 또한 2023년 9월 5일 1차부터 매주 계속되어 2024년 4월 15일 29차까지 계속되었다. 매달 계속된 포럼은 2023년 9월 16일 1차 발제에서 2025년 4월 12일 18차 발제까지 이어졌다. 시국논평은 총선 승리까지 지속되었으며, 시국선언과 포럼은 윤석열의 헌재 파면에 따라 대선 승리와 국민주권 시대를 표방하는 단계까지 나아갔다. 그러므로 일정한 단계의 목표 지점까지 끈기 있게 밀고 간 지속성을 장점으로 들지 않을 수 없다.

일곱째, 사회를 이끌어가는 중추 세력으로서 지식인과 종교인의 존재감을 용기 있게 입증한 것이다. 사회 부조리와 정치적 독선에 대하여 지식인과 종교인이 침묵하는 사회는 사실상 죽은 사회나 다름 없다. 어용 지식인과 종교인도 문제적이지만, 소시민적 보신주의로 안락의자 생활을 하는 지식인과 종교인도 문제적이다. 무도한 권력의 횡포에 굴하지 않고 맞서 싸우는 용기와 투쟁적 실천이야말로 지식인으로서 감당해야 할 마땅한 책무이며, 종교인으로서 성직자가 추구해야 할 진정한 신앙활동이다. 그러므로 이 책은 우리시대 지식인과 종교인들이 현실문제에 적극 참여하며, 앎과 삶이 함께 가는 지조 있는 지성인으로서 자기 책임을 기꺼이 감당한 ‘노블레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의 훌륭한 보기라 하겠다.

글 쓰는 사람은 누구나 자기 글에 대하여 일정한 검열을 하기 마련이다. 그러나 민사네 회원들은 시국논평을 하면서 정권의 박해를 두려워하는 보신주의 검열을 하지 않은 것은 물론, 경제적 이득을 취하기 위한 상업주의 검열도 하지 않았으며, 대중의 명성을 획득하기 위한 인기주의에 영합하지도 않았다. 오로지 집단지성의 양심으로 자기검열을 했을 따름이며, 굳이 타자를 의식했다면 민주주의를 열망하는 시민독자를 의식한 검열이 있었을 뿐이다. 그러므로 글의 논지가 꼿꼿하고 명확하여 확고부동할 뿐 아니라, 문체는 꿋꿋하고 당당한 기상이 넘치는데다가, 문장은 에둘러 변죽을 울리지 않고 단도직입적이어서 쉽고 명쾌하다.
겉으로 보면 민사네 회원은 닫힌 구조처럼 보인다. 왜냐하면 회원 40여 명이 결속하여 공동선언문을 발표하고, 돌아가며 시국논평을 하는가 하면, 달마다 포럼활동을 하는 가운데 토요일마다 윤석열 탄핵을 촉구하는 집회에 함께 동참한 까닭이다. 그러나 끼리끼리 어울리는 인맥이나 연줄로 모인 폐쇄적 파당 집단이 아니다. 김영 교수의 <민주사회를 위한 지식인 종교인 네트워크 결성과 활동>을 보면, SNS에 올린 글을 읽고 서로 공감하며 의기투합하여 소통하는 가운데 공동활동의 연결망을 이룬 것이다. 각자도생하지 않고 연대하여 공동체로 활동한 까닭에 현장 참여활동도 적극적일 수 있고 시국논평도 지속적으로 이어갈 수 있었다.

‘민사네’는 교수들과 신부, 목사들이 주류를 이루되, 전공이 같은 것도 아니고 교파나 종파가 같은 것도 아니어서 열린 집단이다. 오히려 학연과 지연, 전공, 교파, 종파가 서로 달라서 어느 한 요소로도 결속의 근거가 없는 집단처럼 보인다. 그럼에도 어느 모임보다 단단한 결사를 이루고 공동 성명과 논평, 집회 공동참여, 공동포럼을 지속해 온 것은 오직 비민주적 독재정권에 대한 비판적 저항정신의 공유였다. 그러므로 권력의 독선적 전횡에 대한 ‘반독재’, 의롭지 못한 파당정치에 대한 ‘반불의’, 정치권력과 경제권력을 독점하는 기득권 집단에 대한 ‘반특권’, 정치검찰의 편파수사에 대한 ‘반검찰’, 일본에 영합하는 식민주의에 대한 ‘반친일’, 종속적 친미활동에 대한 ‘반종미’, 군의 무력 지배 획책에 대한 ‘반계엄’을 추구하는 이라면 사실상 누구나 민사네 동지라 할 수 있다.

이처럼 ‘민사네’의 동지애는 윤석열 정권의 비민주성과 부정의에 맞서는 저항정신과 새로운 민주 정부의 열망에서 비롯되고 강화되었다. 따라서 ‘민사네’의 『정의 실천』은 윤석열의 폭정이 한창이던 때에 거기에 맞서서 용기 있게 저항했던 한 무리의 지식인 종교인 집단이 역동적으로 투쟁활동을 벌였던 사실을 기록한 실감나는 증언록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아울러, 현대 정치사의 비주류 지성들은 어떻게 검찰독재에 저항하고 어떤 세계관과 통찰력을 근거로 비판했는가 하는 사실을 되짚어 볼 수 있는 지성사의 긴요한 사료집으로 자리매김할 만하다.
‘민사네’가 지향하는 결정적 목표는 윤석열 정권의 퇴진인데, 그 목표는 탄핵과 대선을 거쳐 새 정부가 들어섬으로써 성취되었다. 다음 단계는 새 정부가 국민주권 정부로서 민주주의를 실천하는 가운데, 내란세력과 검찰독재세력, 친일세력의 적폐들을 말끔하게 청산하고 검찰개혁과 사법개혁, 언론개혁, 재벌개혁을 제대로 추진하는가 감시해야 할 일이다. 민사네 활동이 윤석열의 폭정 종식과 함께 멈출 것이 아니라, 계속해서 새 정부의 개혁 활동을 지켜보며 변혁적으로 이끌어가는 활동을 감당해야 하는 이유이다. 그러므로 『정의 실천』이 집권자의 난폭한 권력을 몰아내는 데 집중했다면, 그 목적이 어느 정도 달성된 다음 단계에서는 <국민주권 실천>을 표방하며 다방면의 사회개혁을 추동하는 변혁운동을 전위적으로 기획하고 실천하는 데 골똘해야 하지 않을까 전망한다. 평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