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리아/삶

아직도 숨바꼭질하는 꿈을 꾼다 - 이규리 이대로 깜빡 해가 질 텐데 누가 나 좀 생각해주면 안 되겠니 너무 꼭꼭 숨어버려 너희는나를 잊은

ree610 2025. 6. 26. 08:52

아직도 숨바꼭질하는 꿈을 꾼다

- 이규리


이대로 깜빡 해가 질 텐데
누가 나 좀 생각해주면 안 되겠니

너무 꼭꼭 숨어버려 너희는나를 잊은 채 새로 놀이를
시작했겠지만
시간이 지나면 나갈 수 없잖아
벗겨놓은 바나나가 시커멓게 변할 텐데

적당히 들켜즐걸 그랬어
들켜주고 즐거울걸 그랬어

그렇기도 해
너무 꼭꼭 숨는 건 숨바꼭질이 아니지

놀이는 또 다음으로 넘어가고 있는데
선생님은 수업이 시작될 때까지 나를 호명하지 않았고…..
내 차례는 더 이상 오지 않았어요

어서 가서 감자 넣은 갈치조림을 먹고 싶어
붉은 매운 양념을 먹고 싶어

포도나무가 어두워지기 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