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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상 18:1~17 하나님의 전쟁, 하나님의 정의 다윗은 블레셋, 모압, 소바, 아람, 에돔 등 주변 여러 민족과의 전쟁에서 승리를 거두며

ree610 2025. 6. 18. 09:02

역대상 18:1~17
하나님의 전쟁, 하나님의 정의

다윗은 블레셋, 모압, 소바, 아람, 에돔 등 주변 여러 민족과의 전쟁에서 승리를 거두며 왕국을 확장합니다. 이 모든 전쟁은 단순한 정복이 아니라 하나님의 언약 성취의 일환으로, 하나님께서 다윗과 함께하시어 승리를 주신 결과였습니다. 전리품은 하나님께 바쳐졌고, 다윗은 전쟁 후 정의와 공의를 행하는 통치자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감당했습니다.
역대상 18장은 단순한 군사 승리의 기록이 아니라, 하나님이 함께하시는 통치의 방향성과 언약 성취의 과정, 그리고 하나님 나라의 원리를 내포한 장입니다. 하나님은 전쟁의 승리를 주시는 분이며, 우리를 구속하여 당신의 백성으로 삼으신 분이며, 이 땅에서 정의와 공의로 다스리기를 원하시는 분입니다.

# 1-6절
하나님은 전쟁의 주권자이십니다.
다윗은 블레셋과 모압, 소바 등 여러 민족과 전쟁을 벌여 그들을 굴복시키고 조공을 받습니다.
이 전쟁의 모든 결과는 “여호와께서 다윗과 함께하사 어디로 가든지 이기게 하셨다”(6절)로 요약됩니다.

이 구절은 다윗의 군사력이나 전략이 아닌, 하나님의 임재가 승리의 열쇠였음을 강조합니다. 다윗은 전쟁을 일삼는 폭군이 아니라, 하나님의 약속을 성취하기 위해 싸우는 종이었습니다. 본문은 창세기 15장과 여호수아서의 약속들, 곧 아브라함에게 주어진 가나안 경계의 성취를 배경으로 합니다. 하나님의 약속이 하나님의 능력으로 이루어지는 장면입니다.
본문에서 다윗은 블레셋과 모압, 소바를 포함한 여러 나라들을 상대로 연전연승을 거둡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다윗의 군사력이나 전략이 성공의 요인처럼 보일 수 있지만, 저자는 매우 의도적으로 “여호와께서 다윗과 함께하사 그가 어디로 가든지 이기게 하셨다”(6절)라고 반복하여 강조합니다. 이는 전쟁의 진정한 주도권이 하나님께 있음을 선언하는 신학적 진술입니다. 역대기 저자가 이처럼 반복적으로 하나님의 함께하심을 강조하는 이유는, 바벨론 포로기를 겪은 이스라엘 공동체에게 다시 한 번 하나님의 언약이 유효하며, 그분의 주권은 지금도 변함없이 역사하고 있다는 신뢰를 심어주기 위함입니다.
또한 이 구절은 창세기 15장 18절에서 아브라함에게 약속된 “네 자손에게 이 땅을 주겠다”는 말씀과 직접적으로 연결됩니다. 여호수아서를 통해 가나안 입성이 시작되었지만, 다윗 시대에 이르러 비로소 온전한 정복과 안정의 시기로 나아가는 전환점이 됩니다. 역대상 18장은 하나님의 언약이 ‘공간적으로’ 실현되는 구체적 장면이며, 이는 성전 준비를 위한 정치적·군사적 기반 조성이기도 합니다. 신약적 관점에서 보면, 다윗의 정복은 예수 그리스도의 왕국 선포와 유사한 영적 패턴을 보여줍니다. 그리스도께서 “하나님의 나라가 가까이 왔다”고 선포하시며(막 1:15), 마귀의 권세와 세상 죄를 이기시고 구속사를 완성하신 것처럼, 다윗의 승리는 메시아 왕국의 전조로 기능합니다. 따라서 오늘날 성도들은 눈에 보이는 권력이나 결과에 집착하기보다, 하나님과 동행하며 그분의 주권 아래 순복하는 삶을 통해 진정한 승리를 경험해야 함을 이 말씀은 시사합니다.

오늘 우리 삶에서 ‘전쟁’은 직장, 가정, 세상에서의 갈등과 싸움일 수 있습니다. 그 모든 상황에서 우리는 승리를 위한 전략보다 하나님과의 동행을 먼저 구해야 합니다. 성공의 기준도 하나님의 뜻을 이루는 것에 있음을 기억해야 합니다. 정치와 경제가 불안한 세상 속에서, 참된 주권자는 하나님이시며, 그분과 동행하는 자가 승리합니다.

# 7-13절
하나님은 우리를 전리품처럼 취하신 구원의 주이십니다
다윗은 전쟁에서 얻은 은과 금과 놋을 하나님께 바칩니다. 소바 왕 하닷에셀과 전쟁 중 그를 돕던 하맛 왕 도우가 다윗에게 화친하며 조공을 바치고, 에돔 전역에 주둔군을 두어 그들을 굴복시킵니다. 다윗은 그 전리품들을 하나님께 드립니다.

전리품은 단순한 전쟁의 결과물이 아니라, 하나님께 속한 것이라는 인식이 강조됩니다. 이것은 곧 전쟁의 영광이 다윗이 아닌 하나님께 속해 있음을 보여줍니다. 또한 하나님이 자기 백성을 대적에게서 구해내시고, 전리품처럼 취하시는 구조는 출애굽 사건과 예수 그리스도의 구속 사건과 연결됩니다(출 15:9, 골 2:15). 다윗이 전리품을 하나님께 드리는 행위는, 우리가 우리의 삶과 소유를 온전히 하나님께 드려야 함을 상징적으로 보여줍니다.

이 단락에서 가장 핵심적인 포인트는 “전리품을 여호와께 바쳤다”는 표현입니다. 이는 단순히 신전의 부를 축적하려는 의도가 아닌, 전쟁의 승리가 하나님께 속했다는 신학적 선언이자 예배적 행위입니다. 다윗은 하나님께서 주신 승리를 통해 얻은 것들을 자신을 위해 사용하지 않고 하나님께 드림으로, 통치자로서의 겸손과 경외심을 드러냅니다. 이 장면은 레위기와 민수기에서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제사와 거룩한 구분의 원리를 떠올리게 하며, 전쟁의 결과조차도 하나님을 위한 성별된 것이어야 한다는 구약적 성속 구분을 따릅니다.
하닷에셀을 도우려던 도우 왕이 도리어 다윗과 화친하고 조공을 바치는 구조도 의미심장합니다. 이는 전쟁의 방향이 하나님에 의해 역전되고, 대적이 하나님의 손에 의해 꺾일 뿐 아니라, 심지어 하나님의 백성과 화해하게 되는 ‘이방 구속의 예표’로 읽힐 수 있습니다. 이는 장차 그리스도 안에서 유대인과 이방인이 하나 되어 하나님을 경배하게 될 구속 공동체의 예시로 볼 수 있고(엡 2:14-18), 전리품의 헌납은 로마서 12:1에서 말하는 “산 제물”로서의 헌신과도 맞닿아 있습니다.
더불어 에돔을 무찌르고 그 땅에 주둔군을 두며 에돔 사람들을 다스리게 된 사건은, 창세기 25장의 에서와 야곱의 갈등 이후 역사적으로 얽혀온 에돔과 이스라엘의 긴장관계 속에서 하나님의 언약 백성이 하나님의 정의 아래 서야 함을 보여줍니다. 다윗은 그 군사적 승리 속에서 하나님의 구속사적 계획이 흐르고 있음을 인식하고, 그 모든 전리품을 ‘성별’하여 드립니다. 우리는 우리 삶의 모든 열매와 성과를 자기 목적에만 쓰지 않고, 하나님께 바치는 것이 진정한 예배이며, 거룩한 제사임을 이 말씀은 가르칩니다.

우리는 때때로 삶에서 얻은 성공과 유익을 자신이 이룬 성취로 착각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모든 것은 하나님의 손에 있고, 구속받은 우리 자신이 바로 하나님의 ‘전리품’입니다. 이 땅의 성도는 자신을 예배와 섬김의 제물로 바치는 왕 같은 제사장이 되어야 합니다.

# 14-17절
하나님은 정의와 공의를 기뻐하시는 왕이십니다
다윗은 전쟁 이후 나라를 다스리며 “모든 백성에게 정의와 공의를 행”합니다. 그와 함께하는 관리들의 이름이 열거되며, 그 통치가 체계화되었음을 보여줍니다.

다윗의 정치 중심은 ‘정의’와 ‘공의’ 였습니다. 이는 하나님의 성품이기도 하며 (시 89:14), 이상적인 하나님의 통치를 반영합니다. 하나님은 혼란한 시대, 정복 전쟁 이후에도 하나님의 백성들이 ‘질서’와 ‘정의’ 가운데 살아가기를 원하십니다. 이는 예언자들이 반복해 외쳤던 이상적 왕권의 모습이며, 그리스도 안에서 완전히 성취될 왕국의 그림자입니다(사 9:7, 렘 23:5).
전쟁과 정복이 끝난 후 다윗이 곧바로 백성에게 “정의와 공의를 행”했다는 구절은, 그의 통치가 단지 정치적 확장이 아니라 하나님의 뜻을 실현하는 신정적 통치였음을 보여줍니다. ‘정의’(히. 미슈파트)와 ‘공의’(히. 체다카)는 구약 전체에서 하나님 통치의 핵심 가치로 반복됩니다(시 89:14, 사 9:7). 이는 단순한 형법이나 율법의 집행이 아니라, 약자를 보호하고 공동체를 바르게 세우는 하나님의 성품을 반영하는 방식입니다. 다윗이 행한 통치는 결국 ‘하나님 나라’의 모형이었으며, 왕은 하나님의 대리자로서 백성의 삶을 하나님 중심으로 회복시켜야 할 사명을 지녔습니다.

이 단락에 나오는 다윗의 신하들, 즉 사독과 아비멜렉, 요압, 여호사밧, 브나야 등의 목록은 단순한 행정 체계의 나열이 아니라, 그 통치가 단단한 ‘제사장적-왕적’ 공동체 기반 위에 서 있었음을 말해줍니다. 제사장과 장군이 공존하는 구조는, 예언자적 통치와 제사적 순종, 군사적 실행이 균형을 이루는 이상적 정치의 모습이며, 이는 장차 예수 그리스도께서 ‘왕이자 제사장이며 선지자’로 오시는 삼중직(三重職)의 예표이기도 합니다.
신약의 시각에서 우리는 베드로전서 2:9의 말씀처럼 “왕 같은 제사장”으로 부름받은 존재들입니다. 그리스도인은 단지 죄사함을 받은 개인 구원자의 삶을 넘어서, 공의와 정의로 사회에 하나님의 통치를 실현하는 ‘작은 그리스도’로서 살아야 합니다. 가정, 직장, 사회 속에서 그리스도의 통치를 반영하고, 부당함을 거스르며, 약자와 함께하는 정의의 실천이 오늘 우리에게 주어진 통치 사명입니다. 하나님의 나라는 교회 안에서만 확장되는 것이 아니라, 교회가 세상 속으로 보냄 받은 곳에서 세워져야 할 질서이며, 다윗의 통치에서 우리는 그러한 선교적 교회의 모습을 미리 봅니다.

오늘날 교회와 성도는 세상의 질서가 무너질 때 더욱 하나님의 정의와 공의를 실천해야 합니다. 공적 책임, 청렴, 약자 보호는 왕 같은 제사장의 실질적 사명입니다. 그리스도인들은 권위를 사용할 때마다 하나님의 뜻과 공의를 기준 삼아야 합니다. 가정에서, 직장에서, 교회에서 ‘정의로운 질서’를 세우는 것이 곧 예배이며, 하나님 나라의 선포입니다.


# 거둠의 기도
승리의 주, 공의의 왕이신 하나님,
다윗의 모든 전쟁을 이기게 하신 주님의 손을 오늘도 믿습니다.
우리가 싸우는 삶의 모든 영역에서
주님과 함께하길 원합니다.
우리를 구속하신 주님의 은혜를 기억하며,
전리품처럼 나 자신을 온전히 주님께 드립니다.
정의와 공의로 다스리시는 주님을 본받아,
우리도 불의한 세상 속에서
거룩한 통치자로 살아가게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