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리아/시

개망초꽃 -김정호- 어둠이 내리는 밤이 되어도 더 울지 못한다 모두가 제 자리로 돌아간 시간 달빛이 내리는 들판에 무리 지어 피었다가

ree610 2025. 6. 15. 07:48

[개망초꽃]

-김정호-

어둠이 내리는 밤이 되어도
더 울지 못한다
모두가 제 자리로 돌아간 시간
달빛이 내리는 들판에
무리 지어 피었다가
고깔지게 져버린
저 천하지 않은 자존심
두 해만 살다 갈 삶이지만
누가 뭐래도 너는
바람도 잠재운 들판의 수호신
똑바로 고개 들고
지울 것 지워 버리고
버릴 것 버리고 살아가며
부끄러워 할 줄 아는
네 이름은
개망초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