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리아/시
<양심이라고> - 늦봄 문익환 양심이라고 뭐 대단한 게 아잉 기라 좋은 거 좋다고 하는 기 양심인 기라 누이 좋고 매부 좋은 거 그걸
ree610
2024. 11. 21. 09:02

<양심이라고>
- 늦봄 문익환
양심이라고 뭐 대단한 게 아잉 기라
좋은 거 좋다고 하는 기 양심인 기라
누이 좋고 매부 좋은 거 그걸
좋다고 하는 기 양심 아이가
그렇다문사 올케 좋고 시누이 좋은 건
그기야 콧날이 찡하는 양심 아이가
매사가 다 그렁기라
사내 좋고 마누라 좋은 걸 좋다고 하는 거 그것도
우리 집 말뚝매양 든든한 양심 아이가
두말하면 잔소린 기라
백성 좋고 대통령 좋은 건 또 어떻고
정말 그렁게 있을까 싶다만
그렁 게 있다면 그건 민주적인 양심이라고 할 게 아이가
88 올림픽 남북 단일팀을 만들고
서울 평양 왔다 갔다 하며
축구다 농구다 수영이다 육상이다
얼싸안고 목이 터지게
평양 이겨라 서울 이겨라가 아이라
우리 팀 이겨라
응원할 수 있다면 그거야
북쪽 사람도 좋고 남쪽 우리도 좋고
그럴 거 아이가
미치게 좋을 거 아이가
그런 걸 민족적 양심이라고 하는 거겠제
제기랄 그 양심 지금 어디 가서 지랄하고 있는 거지
사계절출판사, "두 손바닥은 따뜻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