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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실의 기술 - 엘리자베스 비숍 - 상실의 기술은 연마하기가 그리 어렵지 않아요. 아주 많은 것들이 상실될 목적으로 충만한 것 같으니까요.

ree610 2024. 11. 1. 08:47

상실의 기술

엘리자베스 비숍


상실의 기술은 연마하기가 그리 어렵지 않아요.
아주 많은 것들이 상실될 목적으로 충만한 것 같으니까요
그러니 그것들의 상실은 재앙이 아닙니다.

매일매일 뭔가를 상실하세요. 그리고 받아들이세요,
대문 키를 잃고 당황한 것이나 속절없이 시간을 허비한 것을요.
상실의 기술은 연마하기가 그리 어렵지 않아요.

그러니까 더 크게 더 빨리 상실을 연습해 보세요.
장소나 이름, 여행하려고 했던 장소들,
이 중 어느 것도 재앙을 불러오진 않습니다.

예전에 저는 엄마의 시계를 잃은 적이 있어요. 그런데 보세요!
제가 아꼈던 집 세 채 중 마지막 집인가 아니면 그 전의
집인가도 잃었습니다.
상실의 기술은 연마하기가 그리 어려운 게 아니거든요.

저는 두 도시를 잃었는데, 사랑스러운 도시였어요, 그리고 더
광활하게는
한때 제가 소유했던 몇 개의 지역과 두 개의 강, 그리고 하나의
대륙도 잃었습니다.
그것들이 그립지만, 재앙이라도 할 정도는 아닙니다.

——심지어 그대를 (제가 사랑했던 그대의 장난스러운 목소리와 제스처를)  잃는다 해도, 거짓말을 하지는 않으렵니다. 분명한 것은 상실의 기술이 연마하기에 너무 어려운 것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비록 상실이 겉보기엔 재앙처럼(이건 적어 두세요!) 보일지라도 말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