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리아/글
밤
ree610
2024. 2. 18. 08:23

밤
ㅡ 가르리엘라 미스트랄
아가야, 이제는 잠을 자거라
이제는 석양이 타오르지 않는다
이제는 이슬밖에는 더 반짝이는 것이 없구나
나의 얼굴보다 더 하얀 이슬이
아가야, 이제는 잠을 자거라
이제는 길도 말이 없단다
이제 개울밖에 더 웅얼거리지 않는구나
나만 홀로 남아 있단다
평원은 안개로 잠겨 있는데
벌써 파란 한숨은 움츠러들었구나
이제 세상을 쓰다듬는 건
부드러운 평온의 손길이란다
아기는 자장가 소리에 맞추어
잠이 들었다
대지도 요람의 미동에
잠이 들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