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리아/시
겨울숲의 사랑
ree610
2024. 1. 26. 07:27

[겨울숲의 사랑]
- 김 찬일 -
하루에도 몇 번이나 찾아왔던
강가였지만
함박눈 내리고
당신 가슴 두텁게 얼어붙기 전에는
그 강 건널 수 없습니다.
저기 강물에 나목 그려 넣으며
깊은 숨으로 가라앉은 그 숲에
차가운 겨울빛 자욱히 내리고
짝 잃은 새들이 슬픈 몸짓으로 날아오르면
나는 건너지 못하는 강에 얼굴 묻고
저문 강에 잠겨 떨고 있는
겨울숲 울음 듣습니다.
겨울에 헤어진 나의 시린 사랑은
건널 수 없는 강 저편 겨울숲에
한 송이 두 송이 떨어지는
흰 눈에 덮여 사라지고 말았습니다.
이제 매운 강물 얼어도
그 강 건너지 못하는
나의 아픔을 당신에게
정녕 말하지 않으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