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리아/시
사랑은 가고
ree610
2023. 11. 30. 07:12

[사랑은 가고]
-채정완-
메마른 대지에는
갈바람이 쉼 없이 일고
낙엽들의 태동에
스산한 기운이 가득하다
질기디 질긴
칡덩굴 같은 인연의 끈은
힘없이 떨어진 채 나뒹굴고 있다
소녀는
꽃을 담은 광주리 한아름 가득 안고
미소 지으며 반겨주었어
나란히 앉은 전기줄의 참새들은
무언가에 놀라 퍼득거리고
소녀도 말없이 자리를 떠나버렸어
그렇게 소중했던 내 하나의 사랑은
먼 길을 떠나버렸네
계절은 다시 오는데
정든 님은 그리 소식이 없네




